“글로벌 증시, 답답한 횡보..중국 내수주가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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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김학균 > QE3 덕분에 2000포인트까지 올라갔지만 지지난주 금요일 하루 오른 것을 제외하면 횡보세다. 대체로 시장의 투자자는 1, 2차 QE와 달리 시장의 반응이 밋밋하다고 한다.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것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닥치기 전까지는 변수가 아닌 상수일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메꾸고 가는 과정이다.
과거 1, 2차 QE 때와 지금은 한국 실물경제 입장에서 다르다. 1, 2차 QE 때는 중국경제가 좋았다. 1차 QE가 발표되었던 2009년에는 중국이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수출이 굉장히 좋았고 2010년 2차 QE에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20% 가까이 늘어나는 국면이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유동성도 풍부하며 펀더멘탈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QE가 어떤 모멘텀이 되면서 주가가 장기간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경제가 별로 좋지 못하니 한국수출이 거의 정체되고 있는 양상이다.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서 쉽게 떨어지지 않고 2000포인트 이상에서는 펀더멘탈의 개선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런 것이 안 보이다 보니 답보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중국의 수요가 얼마나 살아날 수 있느냐가 2000포인트 이상에서의 주가지수의 횡보를 결정지을 수 있는 변수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며 최근 중국 출장을 다녀와서 중국 관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과 중국 관료의 생각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경제의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중국이 더 센 경기부양책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경기부양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최근 인프라 투자 등도 늘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수출이 잘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이 경기부양을 할 때는 한국의 철강이나 화학과 같은 중간재 업체들이 중국수요가 늘어나는 수혜를 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중국의 로컬 업체들이 성장했다. 1980~1990년대 고성장을 할 때 일본이 우위를 가지고 있었던 산업을 한국이 빠르게 따라잡았다. 그때 한국의 개별 기업으로 왔던 몫이 중국 로컬 업체들에게 가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중국의 관료들이 지금 7.5%의 성장을 하고 있다.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 등을 해야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도 과잉투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지금 정도의 경제규모에서 경기가 순환적으로 더 좋아지면 8% 성장에도 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금융시장의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치에 비해 중국의 액션은 상대적으로 더딘 것 같다. 또 한편 한다고 하는데 한국의 숫자가 좋아지지 않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산업의 경쟁력 등이 바뀌지 않았는지 의심을 해야 한다. 권력이양이 되면 정책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하지만 몇 달 전에 비해 기대치는 최근 많이 낮아졌다.
증권시장에 있으면서 최근과 같은 장을 처음 본다. 주식시장이 순환적으로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데 과거 순환적인 강세 사이클에서는 외국인이 저점을 사고 주가가 일정 부분 레벨업되면 국내 주식형 펀드로 돈이 들어오면서 가계가 고점을 만드는 패턴이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 사이클에서는 일관되게 계속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이 사면 올라가고 외국인이 팔 곳도 없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펀드에서 자금유출 강도가 강해지는 것은 집값의 하락과도 연관이 있다고 본다. 주택에는 가계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주택과 주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택은 사용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주식이라면 잘못 샀을 때 손절매라도 치는데 주택 가격이 떨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자기가 들어가 살면서 거래가 잘 안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과거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오며 집값이 너무 올라갈 때는 가계자금이 부동산으로 갔다. 완만하게 횡보하거나 올라가는 사이클에서 주식시장은 돈이 들어왔는데 지금 집값이 떨어지니 한국의 가계자금이 부동산에 묶이고 있다. 거래가 되지 않으니 매물자금이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집값이 떨어지는 국면에서는 내수 지표들이 좋아지기 어렵고 펀드투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백화점 매출도 8월에 5.9%가 줄어들었다.
과거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것이 여유 있는 사람들은 쓴다는 것이었지만 최근 집값이 떨어지면서 내수 지표들도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펀드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최소한 주택가격 하락이 멈춰지고 횡보세를 나타내야 국내 가계자금의 주식시장 유입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조언을 하는 입장에서 트레이딩을 하라는 말은 무책임하다. 트레이딩은 늘 하는 것이고 잘 사고 잘 팔라는 조언과 똑같기 때문이다. 올해와 비슷한 장이 내년까지도 있을 것으로 본다. 좋아질 만 하면 밀리고 밀릴 것 같으면 중앙은행이 돈을 뿌려 올라가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며 추세보다는 변동성을 사고 파는 장이 될 것이다. 대체로 2000포인트 부근에서는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것이 좋으며 약간 투자시기를 짧게 가져가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
최근 미국시장이 10년째 횡보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장기간 올랐던 것은 헬스케어나 유통에서 혁신이 있는 음식료 종목이었다. 한국도 이와 비슷하다. 단순한 방어주보다 중국과 연결된 내수 관련주가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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