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공공요금이 원가에 훨씬 못 미쳐 운영기관들이 '밑지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주요 공공요금 가운데 전기요금과 우편요금은 전년보다 총수입을 총원가로 나눈 원가보상률이 더욱 악화됐다.

23일 한국소비자원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취합해 공개한 지난해 공공요금 원가정보를 보면 전기요금, 열차요금, 도시가스료, 광역상수도료, 도로통행료, 우편요금의 총수입이 모두 총원가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공공요금 모두 과거 6년간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공공요금 인상압력이 누적돼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는 원가보상률이 90%를 넘은 공공요금이 전혀 없었다.

전기요금의 원가보상률은 전년보다 악화했다. 전기요금의 총괄 원가는 47조114억원이지만 총수입은 41조1000억원에 불과해 원가보상률은 87.4%였다. 이는 2010년 결산 기준 원가보상률 90.2%보다 2.8%포인트 떨어진 것.

한국전력은 2008년 이후 4년째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한 셈이다. 심각한 적자 문제를 실감한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 16.8% 인상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거부 끝에 결국 4.9%만 올렸다.

우편요금의 원가 상황도 좋지 않다. 우편요금의 총원가는 1조2287억원이고 총수입은 1조898억원으로 원가보상률은 88.6%다. 전년의 97.3%에 비해 8.7%포인트나 급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내달부터 등기 우편 수수료(요금)를 현행 1500원에서 163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등기 수수료 인상은 7년 만이다.

다른 공공요금의 원가보상률은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원가의 9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열차요금의 총원가는 2조3503억원, 총수입은 1조9941억원으로 원가보상률이 84.8%였다. 전년의 76.2%에 비해선 8.6%포인트 나아졌다.

도시가스료의 총원가는 34조3859억원, 총수입은 29조9051억원으로 원가보상률은 86.9%다. 전년의 86.1%보다 0.8%포인트 개선됐다.

광역상수도료의 총원가는 1조1780억원, 총수입은 1조1억원이었고, 도로통행료는 총원가 3조5717억원, 총수입 2조9989억원으로 원가보상률이 각각 84.8%와 83.9%다. 전년의 84.5%와 82.0%에 비해 소폭 향상됐다.

정부는 대내외 경제 위기로 서민 생활이 힘들다는 판단 아래 올해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인상 시기 또한 요금별로 분산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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