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전쟁이 벌어지면 인민해방군은 일본군을 쉽게 때려잡을 것이다.”(펑광첸 중국 인민해방군 소장) “중국이 일본 채권시장을 공격하면 일본 정부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진바이쑹 중국대외무역부 부주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강경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전쟁이든 경제제재든 쉽게 일본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는 중국 인사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펑 소장은 “일본과 전쟁이 벌어지면 쌍방이 큰 손실을 입는다는 주장이 있지만, 두 나라의 군사력 차이는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의 국방예산은 올해 1060억달러로 일본의 1.5배다. 군인, 군함, 전투기의 숫자 등 모든 부문에서 중국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바실리 카센 러시아전력기술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은 2007년에야 전투력을 갖춘 군함을 만들기 시작해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중국이 일본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는 잠수함이지만, 일본의 잠수함 방어능력이 미국 못지않아 해상전쟁에서는 일본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중국이 일본에 더 위협적이겠지만, 핵의 사용은 사실상 금지된 것이어서 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은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질 수 있다.

경제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진 부주임은 중국이 보유한 18조엔 규모의 국채를 투매하면 일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재 일본 국채시장 규모는 991조엔, 일본 중앙은행(일본은행)의 채권매입기금 규모는 80조엔에 달한다. 18조엔으로 일본 채권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 176억달러의 대일 무역흑자를 냈다. 무역전쟁이 벌어질 경우 중국의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일본의 대중국 수출품은 부품 소재 등 중간재 비중이 높다”며 “중국이 일본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경우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1997년 이후 유지해온 바오바(保八·연 8% 이상 성장)정책을 올해 포기할 정도로 경기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조치가 아무리 화난다고 해도, 대화로 문제를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국이 감정싸움을 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때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