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결혼·女제자說 논란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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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킹 하버드대 교수 4세기 문서 공개 파장
'아내 언급' 흥미로운 건 사실
정확한 내용 파악은 어려워
'아내 언급' 흥미로운 건 사실
정확한 내용 파악은 어려워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4세기 콥트어 문서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에 공개된 파피루스 문서는 가로 8㎝, 세로 4㎝ 크기다. 고대 이집트 언어인 콥트어로 쓰여진 문서의 작성 시기는 예수 사후인 4세기께로 알려졌다.
문서를 공개한 캐런 킹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스스로 ‘예수아내 복음서’라고 이름 붙인 이 문서를 2010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 수집가가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문서 번역을 의뢰하면서다. 이 수집가는 문서를 팔라는 요청이 쇄도할 것을 우려해 킹 교수에게 자신의 이름과 국적 등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문서의 출처도 1997년 한 독일인으로부터 사들인 여러 개의 고대 문서 중 하나라는 점 외에는 아는 게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집가는 지난해 12월 하버드대로 콥트언어 전문가인 킹 교수를 찾아와 문서를 건넸다. 킹 교수는 자신의 빨간색 핸드백에 파편을 담아 뉴욕으로 가져왔고, 뉴욕대와 프린스턴대의 고대문서 전문가들에게 보여줬다. 이들은 모두 파편이 위조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더 많은 학자들이 참여해 진위 여부를 판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기독교계는 이에 대해 “2000년이나 지난 문서인 만큼 정확한 내용 파악이 어렵다”며 “아직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킹 교수도 “이 문서가 역사적 실존 인물인 예수가 실제로 결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최소한 (《다빈치코드》의 저자인) 댄 브라운이 옳았다고 말하지는 말아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킹 교수는 예수가 아내에 대해 언급한 고대 문서가 처음 발견됐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초기 기독교에서 예수 결혼설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은 증명한다는 것.
이는 현대 기독교와도 적지 않은 관련이 있다. 천주교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았던 예수를 모델로 삼아 현재까지 성직자의 결혼과 성생활을 금지하고 있다.
또 예수가 여자 제자를 두지 않았다고 믿고 여자가 사제가 되는 것도 엄격히 금하고 있다. 만약 예수가 결혼을 하고 그 아내를 제자로 삼았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2000년 넘게 지켜온 천주교 전통의 근거가 사라지는 셈이 된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이번에 공개된 파피루스 문서는 가로 8㎝, 세로 4㎝ 크기다. 고대 이집트 언어인 콥트어로 쓰여진 문서의 작성 시기는 예수 사후인 4세기께로 알려졌다.
문서를 공개한 캐런 킹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스스로 ‘예수아내 복음서’라고 이름 붙인 이 문서를 2010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 수집가가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문서 번역을 의뢰하면서다. 이 수집가는 문서를 팔라는 요청이 쇄도할 것을 우려해 킹 교수에게 자신의 이름과 국적 등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문서의 출처도 1997년 한 독일인으로부터 사들인 여러 개의 고대 문서 중 하나라는 점 외에는 아는 게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집가는 지난해 12월 하버드대로 콥트언어 전문가인 킹 교수를 찾아와 문서를 건넸다. 킹 교수는 자신의 빨간색 핸드백에 파편을 담아 뉴욕으로 가져왔고, 뉴욕대와 프린스턴대의 고대문서 전문가들에게 보여줬다. 이들은 모두 파편이 위조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더 많은 학자들이 참여해 진위 여부를 판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기독교계는 이에 대해 “2000년이나 지난 문서인 만큼 정확한 내용 파악이 어렵다”며 “아직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킹 교수도 “이 문서가 역사적 실존 인물인 예수가 실제로 결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최소한 (《다빈치코드》의 저자인) 댄 브라운이 옳았다고 말하지는 말아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킹 교수는 예수가 아내에 대해 언급한 고대 문서가 처음 발견됐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초기 기독교에서 예수 결혼설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은 증명한다는 것.
이는 현대 기독교와도 적지 않은 관련이 있다. 천주교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았던 예수를 모델로 삼아 현재까지 성직자의 결혼과 성생활을 금지하고 있다.
또 예수가 여자 제자를 두지 않았다고 믿고 여자가 사제가 되는 것도 엄격히 금하고 있다. 만약 예수가 결혼을 하고 그 아내를 제자로 삼았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2000년 넘게 지켜온 천주교 전통의 근거가 사라지는 셈이 된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