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이 함경도에 있는 동해 항구 4~5곳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베이징의 한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의 지방기업들은 기존의 나진 선봉 청진 외에도 추가로 김책 단천 함흥 원산항 중 1~2곳을 북한 측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이 소식통은 “이미 지방기업들이 북한 측에 개발 의사를 전달했다”며 “양측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관리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북동부 지역에서 나선항 이외에 북·중이 공동으로 항구 개발에 나선 사실이 중국 당국자를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동북 3성의 물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2900억위안(약 50조원)을 투자해 창춘(長春) 지린(吉林) 투먼(圖們) 일대를 동북아지역의 물류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소위 창지투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동해로 나가는 항구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선항을 장기 임차한 상태다.

최근에는 투먼에 있는 옌볜하이화그룹이 북한항만총회사와 청진항 합작경영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청진항 3,4호 부두를 30년간 임차했다. 이에 앞서 2008년에는 촹리(創立)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다.

컨설팅업체인 아서디리틀에 따르면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주요 품목 물동량은 올해 2만300t에서 8년 후인 2020년에는 4만3100t으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 물품을 중국 동남부지역으로 옮기는 데 북한의 항구를 이용하게 되면 기존의 다롄항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비용과 기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중국이 북한의 항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