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7일 유동성 장세 강화에 대한 기대로 2000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에 추가적인 상승폭은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 주말 코스피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양적완화(QE3) 시행 소식에 힘입어 5개월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2007.58로 전 거래일보다 2.92% 뛰며 올 4월13일(종가 2008.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은 현선물을 각각 1조2000억 원, 1563계약 순매수세를 보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 뉴욕 증시도 중앙은행의 사실상 '무제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 힘입어 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14% 오른 1만3593.37에서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2월10일로 끝난 주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94%와 1.52%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기댄 상승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유동성 민감주에 관심을 갖고 이후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에 이어 미국의 전격적인 QE3 시행 결정으로 글로벌 증시에 강력한 유동성 랠리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며 "유럽과 미국이 함께 꺼내든 '무제한적인 양적완화정책' 카드로 인해 총량이 정해져 있지 않은 유동성 팽창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지지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대외 정책 이벤트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변동성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제까지 확인된 선진국의 통화 정책이 시사하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미 달러화 약세 그리고 제한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요약할 수 있다" 며 "미국 경기가 적어도 올 4분기 중 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이 향후 전략에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 내 내수주에 쏠렸던 관심이 코스피시장 내 업종 대표주로 다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영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2000~2050선 구간에 누적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2050선까지 비철금속, 정유, 은행, 증권, 건설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유동성 장세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들의 주가가 먼저 움직인 이후 경기 회복에 기댄 업종들의 주가가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현시점부터 IT 비중의 비중 확대 전략은 필수" 라며 "더불어 연말까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건설, 조선업종을 비중 있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영 연구원도 "지수가 1차 목표선인 2050선에 도달한 이후 상승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 이라며 "QE3에 따른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 민감주 내에 건설, 기계, IT,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