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빌딩 '몸값 높이기' 전략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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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 농촌에서 집안의 가장 큰 재산은 ‘소’였다. 묵묵히 일하면서 송아지도 낳는 등 집안의 든든한 경제적 버팀목이었다. 도시에서는 중소형 빌딩이 그 옛날 소와 닮았다. 묵묵히 임대수입이라는 현금을 생산하고 그 스스로도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소’의 가치는 예전만 같지 못해졌다.
노후 중소형 빌딩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임대시장의 침체도 원인이지만 최근 신축되는 빌딩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영향이 크다. 최신 빌딩은 기술발전에 따라 스마트기능, 정보기술(IT) 통합 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기능뿐만 아니라 독창적 디자인으로 임대에 나선다. 이에 따라 노후 중소형 빌딩은 우수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신축 빌딩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공실 해소기간이다. 신축 빌딩은 신규 임차수요가 있는 반면 노후 중소형 빌딩은 공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노후 중소형 빌딩이 다시금 부활하기 위해서는 침체된 시장의 회복만 기다리기보다 빌딩의 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또 경쟁력 측면에서 중소형 빌딩의 장점과 한계를 냉정하게 인식해 철저하게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기존 중소형 빌딩의 가장 큰 핸디캡은 시설 노후에 따른 사무 쾌적성 저하와 빌딩 운영자의 서비스 수준 미흡이다. 반면 나름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고 빌딩 및 사무공간 사용의 융통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소형빌딩 소유주들은 이를 적극 이용해야 한다. 사옥으로 사용하는 임차 회사에 광고탑을 제공하거나 독창적인 인테리어와 공간의 사용 허용, 자투리 공간이나 옥상공간 활용 등 임차 회사에 광고효과와 편의시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시설 관점에서 빌딩 관리를 해 왔다면 이제 빌딩의 가치제고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 주거용으로는 아파트가 대세지만 단독주택 시장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단독주택은 아파트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기도 하는 만큼 빌딩의 가치제고가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임대시장 환경이 바뀌고 빌딩관리기법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중소형 빌딩의 관리도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해졌다. 그런 만큼 중소형빌딩이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소유주 자신도 자산관리에 대해 깊게 알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전문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배기한 <삼성패밀리오피스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