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놀아본 오빠들의 소통술을 조직의 리더에게 권하고 싶다. 리더는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아니 같은 조직 안에서도 안면만 있을 뿐 말 한 번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도 많지 않은가. 그렇다면 서로가 서먹한 상황에서 빠르게 친밀감을 갖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소개를 받거나 명함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상대의 이름이나 호칭을 불러라. 그리고 대화 중에 이를 사용하라. “차 한 잔 하십시오”라는 말보다 “상무님, 차 한 잔 하십시오”라는 말이 가깝게 느껴진다. “이번 일을 함께 의논했으면 합니다”라는 말보다 “이번 일을 김 팀장님과 함께 의논했으면 합니다”라는 식이다.
둘째, 사소한 것에 양해(please)와 감사(thank you)를 표현하라. 만나자마자 매너가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면 관계가 빨리 발전한다. 식사 중에 건네주는 냅킨에도 감사를 표시하라. 메모지나 볼펜을 건네받아도 고맙다고 말하라. 의견을 물어볼 때는 “~해도 괜찮을지요?”라는 의향을 묻는 투로 건네라. 신사적이라는 느낌을 주면 상대는 마음을 빨리 연다.
셋째, 상대가 제시하는 의견에 공감이나 동감을 표현한다. 그저 고개만 끄덕이거나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감정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어린 부하가 ‘멘붕(멘탈 붕괴)’이라는 말을 썼는데 굳이 리더가 ‘정신 혼란’이라는 단어로 바꿔 쓸 필요는 없다.
넷째, 상대의 요청을 거절해야 할 때는 이유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라. 거절하더라도 대안을 제시한다면 훨씬 성의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 “25일 워크숍에 부사장님이 자리를 빛내주시면 직원들이 좋아할 겁니다”라는 요청이 왔다고 하자.
“네, 나도 가고 싶은데 그날 중국 출장이 있네요”라는 말로만 끝내지 말고 성의를 보여라. “나도 참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를 어쩌나…. 아, 괜찮으시면 내가 영상 메시지를 남기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하면 상대의 제안에 관심과 비중을 많이 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섯째, 같은 점은 빨리 공유해 동질감을 형성하고 다른 점은 부각시켜 상대만이 가진 지위를 인식하게 해준다. 전공이 같다거나 고향이 같다거나 하는 공통점을 나누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다른 상대만의 강점을 인식하게 해준다.
만약 관리 쪽의 리더라면 “김 과장이 실무를 훨씬 많아 아니까 든든해요”라든가 “고객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저도 한 수 배우고 싶네요” 등의 표현으로 상대방에게 느끼는 호감을 표시하라.
사람의 심리는 다른 사람과 비슷한 느낌을 갖기도 원하면서 동시에 차별화된 느낌을 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윗사람이 나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그 자부심이 상당히 오래간다.
리더는 많은 사람들을 대하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기억하기 힘들지만 팔로워들은 항상 리더를 의식하고 의견을 나누고 그들만의 대화에서도 리더를 자주 등장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일대일로 만났을 때 리더가 친밀감을 느끼게 해줘야 정서적으로 훨씬 소속감이 높아진다.
한 번을 만나더라도 특별한 느낌을 줘 조직 생활을 하는 내내 ‘리더와 나는 연결돼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우리 팀장님과 2년을 일하고 나니까 이분이 진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라는 말은 더 이상 칭찬이 아니다. 힘들었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는 ‘젊어서 좀 놀아본 오빠’가 되어 부하에게 ‘작업’을 걸어야 할 준비가 필요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도움=안미헌 한국비즈트레이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