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장을 눌러왔던 이벤트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됐다. 기대를 웃도는 추가 양적완화(QE3) 조치에 시장은 환호했고 코스피지수는 2% 넘게 상승하고 있다.

14일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67포인트(2.44%) 1998.36에 거래되고 있다. 장 한때 2000.93까지 오르며 지난 5월 2일(장중 고점 2001.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Fed)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장기 채권을 매수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지속해 장기채권을 매달 850억달러 규모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기대를 웃도는 이번 QE3 조치로 향후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재료 노출에 따른 단기 조정 기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QE3 발표 이후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고 전고점을 넘어 21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외국인 등의 수급에서 유리한 소재, 금융 업종의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과 미국의 정책 이벤트는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통화거래(OMT)'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럽안정화기구(ESM) 위헌 소송 기각 결정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줄였고, 이번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3)로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QE3 조치로 인해 향후 유동성 장세에 대한 '필요충분 조건'이 완성됐다"며 "3분기를 변동성 장세로 본다면 4분기부터는 유동성 장세로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책 이벤트 재료가 모두 노출되긴 했지만 Fed가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보인 만큼 상승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 센터장은 "일단 QE3 조치에 대한 환영 분위기가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향후 QE3 효과에 대한 검증 과정과 평가가 이어지면서 증시 역시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Fed가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보인 만큼 큰 그림에서 상승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QE3 및 ECB 국채매입 등의 호재를 시장이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에 급등세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송 센터장은 "추세적 상승에는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와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선제조건"이라며 "또한 유럽 재정위기 및 경기가 아직 부진한 상황이고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예정됐던 주요 정책 이벤트들이 발표됐기 때문에 시장은 이제 미국의 경제지표와 중국의 경기부양책 실시 여부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중국 경기도 최근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QE3)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본다면 단기적으로는 지수 2000선이 저항선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QE3 조치가 나왔지만 당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반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동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직 남아 있는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중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여부도 남은 과제로 꼽힌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재정절벽 문제도 대통령선거가 끝난 11월 후반 이후에야 해결 실마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권 교체 이후 11월 말 정도가 되면 중국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