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에 상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면서 철강금속주들이 환호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철강금속 업종은 3.52% 올라 전 업종 내 2위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장주인 포스코는 2.71%, 고려아연은 6.32%, 현대제철은 4.13% 뛰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비철금속·귀금속주과 철강주를 나눠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철강 등 산업 소재 가격은 유동성 확대보다는 실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설명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비철금속 가격은 실수요보다는 거시경제 변수인 달러·유로, 즉 투기적 자금의 유출입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며 "금속은 달러의 대체재이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가격과 아연가격은 톤당 각각 8000달러, 2000달러를 웃돌았는데 이는 지난 6월 저점 대비 11%, 13% 상승한 것"이라며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돼 왔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는 철강업종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른다면 중국 지도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이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철강금속주들의 상승세에 대해 "최근 주가가 하락한데 따른 반등 성격이 크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금, 은 등 귀금속은 실수요와 관계 없이 금융시장의 상황만으로 오를 수 있지만 구리, 알루미늄, 아연, 철강 등 산업용 제품들은 그렇지 않다"며 "산업용 소재주들이 오르기 위해서는 실물 경기가 부양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추석이 끝난 뒤 미국, 중국 경제지표들이 대거 발표될 텐데 이를 통해 시장상황을 점검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