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에서 기대하던 '3차 양적완화(QE3)' 카드를 마침내 꺼내들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14일 글로벌 유동성 장세와 함께 국내 증시도 2000선 돌파를 넘어 강세장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Fed는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장기 채권을 매수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지속해 장기채권을 매달 850억달러 규모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유동성 확대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만 놓고 보면 더 이상 2000선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단기 조정을 있을 수 있지만 올해 4분기로 갈수록 유동성 랠리에 기반한 강세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벤 버냉키 Fed 의장이 갖고 있는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라며 "버냉키 의장은 QE3를 단행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고 실업률은 현재 8%대에서 6.7%대로 낮출 것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은 Fed가 통화정책을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어 운영하겠다고 읽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조치(OMT)와 독일 헌재의 유로안정화기구(ESM) 합헌 판결에 이어 QE3가 정책 이벤트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어 이달 정책 퍼레이드에 대한 총평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도 2000선 회복을 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QE3 단행시 최대 수혜자산은 단연 원자재와 주식이다"라며 "과거 양적완화는 자산시장 전반적으로 자금을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었고, 국내자산의 외국인 매수와도 연결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올 연말 및 내년 초에 걸쳐 자산시장에 강력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유로존 위기 진정효과와 더불어 QE3 조치가 단행됨에 따라 강력한 유동성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QE3 시행으로 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과거 QE1과 QE2 발표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던 고베타(시장민감) 업종들이다. 외국인 자금이 주로 유입될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대표주에도 관심이 요구된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우선 유동성에 민감한 원자재, 은행 및 건설업종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또한 반도체 및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크고 글로벌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반도체 및 자동차 업종은 외국인 투자자들 매수세가 강화되는 구간에서 주도주 역할을 수행했다는 설명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과거 QE1과 QE2가 결정됐을 때 증권, 기계, 철강, 화학 등의 고베타 업종의 상승폭이 컸던 것을 감안해 이번에도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