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3일 오후 3시33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TX그룹이 STX팬오션 주가 방어에 나섰다. STX그룹은 STX팬오션 지분의 70%가량을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더 이상의 주가 하락은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그룹 지주사인 STX는 이달 들어 8차례에 걸쳐 STX팬오션 주식 185만920주(0.9%)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보유 지분은 26.46%에서 27.36%로 높아졌다. STX조선(7.02%) STX엔진(1.55%)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36.09%로 늘었다.

STX가 팬오션 지분을 늘린 것은 주가가 이달 초 1년 신저가 수준까지 급락한 것이 계기가 됐다. STX팬오션은 지난 3월 8000원대를 유지했지만 이달 5일 장중 3500원까지 내려앉았다. 그룹 유동성 위기 속에 해운업황 부진이 지속된 여파다. STX의 주당 매입가격은 3500~3710원 수준이다.

STX 관계자는 “올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대주주 지분을 이전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던 상황에서 가격매력이 높아져 장내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팬오션 주가가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지면 STX그룹이 금융권에 제공한 주식 담보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는 점도 주가 방어에 나선 요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STX와 STX조선은 올 들어 금융권 차입에 대해 STX팬오션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는데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담보 대상 주식을 늘려야 했다.

STX의 STX팬오션 지분은 STX중공업의 차입금에 대해 담보로 제공돼 있다. 2월 수출입은행과 담보 계약을 맺어 STX팬오션 2250만주를 제공했지만 주가 급락으로 담보 주식은 4월 3000만주, 6월 4000만주로 늘어났다. STX는 7월 수출입은행과 이 같은 담보 계약을 해지하고 농협은행과 STX팬오션 37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는 차입 계약을 새롭게 맺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