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금융회사인 UBS의 대규모 탈세 혐의를 폭로한 내부 고발자가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은 UBS가 미국인 수천명의 세금 탈루를 도왔다는 사실을 폭로한 전 UBS 직원 브래들리 버켄펠드에게 1억400만달러(약 117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IRS의 보상금 규모로는 사상 최대 액수다. IRS는 내부 고발자의 제보를 토대로 거둬들인 세수의 최대 30%를 제보자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버켄펠드는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개발업자 이고르 올레니코프 등을 고객으로 두고 수억달러를 주무르는 등 한때 승승장구하던 UBS 재무상담사였다. 하지만 2008년 치약 속에 다이아몬드를 숨겨 미국에 입국하다 체포되자 내부 고발자로 변신했다.

그는 UBS가 미국의 억만장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에 진출한 배경과 1만7000명의 미국인 고객이 200억달러 규모의 세금을 포탈한 과정 및 방법 등을 소상하게 고발했다. 그는 UBS가 규제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암호화된 노트북을 나눠주고, 고객들을 영국령 버진 군도와 홍콩, 파나마 등의 세금 도피처와 연결해주는 수법으로 탈세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도 부유한 미국인들이 이 은행에 돈을 은닉하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돼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달 출소했다. 그는 여전히 뉴햄프셔주에 가택연금된 상태며, 오는 11월 말에나 연금에서 풀려난다.

UBS는 버켄펠드의 고발 이후 기소를 피하기 위해 추징금과 벌금 등으로 7억8000만달러를 납부했다. 또 탈세를 조장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수천개의 비밀계좌 자료도 IRS에 넘겼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