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받는 월지급식 펀드…인플레 불안하면 물가연동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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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재테크 상품
국내 자산시장에도 ‘뉴 노멀’로 불리는 새로운 기준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높은 실업률, 저성장, 저금리, 높은 유동성 등은 국내 자산시장을 규정하는 새 키워드로 부상했다.
국내 자산시장이 직면한 또 다른 변화는 인구 고령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1년 세계 보건 통계 보고서’를 보면 1990년 72세였던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2009년 80세로 늘어났다. 향후 기대수명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 중 상당수가 ‘은퇴 후 재테크’의 필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로 인해 은퇴 생활자들은 이제 은행 정기예금 이자만으론 노후생활 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노후 생활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은퇴 후 재테크를 어떻게 하느냐는 노년의 풍요로움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됐다. 대표적인 은퇴 후 재테크 상품을 소개한다.
○월 지급식 펀드
월 지급식 펀드는 은퇴형 금융상품 가운데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상품이다. 2008년 200억원 규모였던 월 지급식 펀드 설정액은 최근 1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내 월 지급식 펀드는 해외 채권 및 채권 혼합형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해외 채권형이 40%, 국내 채권 혼합형이 41%다. 국내 주식형 상품은 12%에 불과하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안정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월 지급식 펀드에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각자 투자성향에 따라 분배율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대증권은 작년부터 월 지급식 펀드 관련 ‘QnA 머니플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선택한 펀드에서 고객이 정한 지급방식에 따라 지정한 날짜에 정기적으로 자동 환매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입금되는 게 특징이다.
○개인연금
한국의 은퇴소득 대체율은 41%에 불과하다. 저성장과 빠른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공적연금만 믿었다가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연금펀드다. 연금펀드는 말 그대로 수익자의 노후생활용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정부가 연금펀드에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등 각종 혜택을 주면서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해 연금펀드의 납입한도를 연간 12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적립기간도 최소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완화했다. 은퇴 후 재테크 수단으로 상당한 매력을 갖춘 셈이다. 다만 수령 요건이 ‘55세 이후 10년 이상’에서 ‘15년 이상’으로 바뀌었고, 노후자금 마련이란 목적에 맞게 중도해지할 경우 높은 가산세가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은퇴를 앞둔 고참 직장인은 절세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연 급여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연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의 경우 연간 1200만원 불입 한도 내에서 10년 이상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연간 600만원 불입 한도 내에서 5년 이상 보유할 경우 4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기펀드도 신설됐다.
○퇴직연금
지난 7월 말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가 시행되면서 사적 연금시장의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기존에 각 개인이 가입하던 개인퇴직계좌(IRA)는 IRP로 통합됐다. 기존 퇴직금제도는 많은 직장인들이 중간정산 등을 통해 퇴직금을 털어낸 탓에 노후자금 마련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중간정산이 불가능해진 만큼 안정적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추가적으로 마련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일단 IRP계좌에 넣은 뒤에는 중도 해지 후 개인적으로 투자하거나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테크’의 개념이 가미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RP를 중도 해지할 경우 퇴직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IRP계좌로 운용할 경우 퇴직소득세가 이연된다는 장점이 있다. 가입한 연령이나 기간에 상관없이 5년 이상 나눠받기만 하면 된다. 종신으로 받을 수도 있고, 일정 기간을 정해 수령할 수 있다.
2017년 이후에는 자영업자도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개인 퇴직연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개인이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 추후 원금과 누적 운용수익을 지급받는 방법인 만큼 퇴직 연금 사업자 선정의 주도권도 기업에서 근로자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다.
다만 IRP의 경우 가입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해 수익률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현대증권투자컨설팅센터가 실적 배당형 상품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채권 혼합형 펀드의 2007년 이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좋은 성과를 낸 펀드와 그렇지 못한 펀드 간 누적 수익률이 최대 4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대안투자
세계 각국이 저금리 기조에서도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노후 자금을 현금 형태로만 보유할 경우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얘기다.
금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대표적 실물 상품이다. 금은 경기 침체기에는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경기 회복기에는 투자자산 역할을 한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금의 매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상품 중에는 물가연동국고채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보상 상품이다. 기존에 약속한 이자와 더불어 물가상승분만큼을 원금에 더해 지급한다. 분리과세도 된다. 2013년부터는 이 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2015년부터는 원금 상승분에 대해서도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배성진 <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위원 sj.bae@hdsrc.com>
국내 자산시장이 직면한 또 다른 변화는 인구 고령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1년 세계 보건 통계 보고서’를 보면 1990년 72세였던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2009년 80세로 늘어났다. 향후 기대수명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 중 상당수가 ‘은퇴 후 재테크’의 필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로 인해 은퇴 생활자들은 이제 은행 정기예금 이자만으론 노후생활 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노후 생활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은퇴 후 재테크를 어떻게 하느냐는 노년의 풍요로움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됐다. 대표적인 은퇴 후 재테크 상품을 소개한다.
○월 지급식 펀드
월 지급식 펀드는 은퇴형 금융상품 가운데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상품이다. 2008년 200억원 규모였던 월 지급식 펀드 설정액은 최근 1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내 월 지급식 펀드는 해외 채권 및 채권 혼합형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해외 채권형이 40%, 국내 채권 혼합형이 41%다. 국내 주식형 상품은 12%에 불과하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안정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월 지급식 펀드에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각자 투자성향에 따라 분배율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대증권은 작년부터 월 지급식 펀드 관련 ‘QnA 머니플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선택한 펀드에서 고객이 정한 지급방식에 따라 지정한 날짜에 정기적으로 자동 환매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입금되는 게 특징이다.
○개인연금
한국의 은퇴소득 대체율은 41%에 불과하다. 저성장과 빠른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공적연금만 믿었다가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연금펀드다. 연금펀드는 말 그대로 수익자의 노후생활용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정부가 연금펀드에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등 각종 혜택을 주면서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해 연금펀드의 납입한도를 연간 12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적립기간도 최소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완화했다. 은퇴 후 재테크 수단으로 상당한 매력을 갖춘 셈이다. 다만 수령 요건이 ‘55세 이후 10년 이상’에서 ‘15년 이상’으로 바뀌었고, 노후자금 마련이란 목적에 맞게 중도해지할 경우 높은 가산세가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은퇴를 앞둔 고참 직장인은 절세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연 급여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연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의 경우 연간 1200만원 불입 한도 내에서 10년 이상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연간 600만원 불입 한도 내에서 5년 이상 보유할 경우 4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기펀드도 신설됐다.
○퇴직연금
지난 7월 말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가 시행되면서 사적 연금시장의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기존에 각 개인이 가입하던 개인퇴직계좌(IRA)는 IRP로 통합됐다. 기존 퇴직금제도는 많은 직장인들이 중간정산 등을 통해 퇴직금을 털어낸 탓에 노후자금 마련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중간정산이 불가능해진 만큼 안정적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추가적으로 마련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일단 IRP계좌에 넣은 뒤에는 중도 해지 후 개인적으로 투자하거나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테크’의 개념이 가미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RP를 중도 해지할 경우 퇴직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IRP계좌로 운용할 경우 퇴직소득세가 이연된다는 장점이 있다. 가입한 연령이나 기간에 상관없이 5년 이상 나눠받기만 하면 된다. 종신으로 받을 수도 있고, 일정 기간을 정해 수령할 수 있다.
2017년 이후에는 자영업자도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개인 퇴직연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개인이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 추후 원금과 누적 운용수익을 지급받는 방법인 만큼 퇴직 연금 사업자 선정의 주도권도 기업에서 근로자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다.
다만 IRP의 경우 가입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해 수익률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현대증권투자컨설팅센터가 실적 배당형 상품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채권 혼합형 펀드의 2007년 이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좋은 성과를 낸 펀드와 그렇지 못한 펀드 간 누적 수익률이 최대 4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대안투자
세계 각국이 저금리 기조에서도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노후 자금을 현금 형태로만 보유할 경우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얘기다.
금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대표적 실물 상품이다. 금은 경기 침체기에는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경기 회복기에는 투자자산 역할을 한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금의 매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상품 중에는 물가연동국고채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보상 상품이다. 기존에 약속한 이자와 더불어 물가상승분만큼을 원금에 더해 지급한다. 분리과세도 된다. 2013년부터는 이 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2015년부터는 원금 상승분에 대해서도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배성진 <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위원 sj.bae@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