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별세한 후 2세들 간 다툼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앞서 문 총재의 3남인 문현진 통일교세계재단 회장(UCI)이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4남)·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7남)이 주축이 된 통일교와 결별을 선언한 데 이어 10일엔 빈소에서 통일교 측이 현진씨의 조문을 막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UCI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현진씨는 문 총재의 빈소가 마련된 청심평화월드센터를 방문했지만 통일교 관계자들에 가로막혀 입장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4남과 7남 추종 세력이 문 UCI 회장의 조문을 막았다”며 “지난달 문 총재가 입원해 있던 병원조차 방문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는 “현진씨가 빈소 방문을 저지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현진씨 측근들이 이미 빈소에 다녀갔다”고 반박했다.

통일교 내부에선 문 총재 별세 이전인 2010년부터 ‘포스트 문선명’을 차지하기 위한 2세들 간 알력이 불거졌다. 3남인 현진씨에게 4남 국진씨, 7남 형진씨가 맞서는 형국이다.

이런 대립은 문 총재가 2010년 7남인 형진씨를 통일교 후계자로 공식 지명하면서 시작됐다. 통일교의 핵심인 종교 분야는 7남이 맡고, 재단의 돈줄인 통일그룹은 4남인 국진씨가 맡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진씨가 후계자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독자 노선에 나서면서 갈등이 확산됐다.

현진씨가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것은 문 총재의 ‘메시아론’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향후 통일교가 사실상 내분의 길로 치달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내와 일본, 미국 등지에선 4남과 7남이 주축이 된 통일교 재단이 사실상 장악했지만 제3세계 국가의 경우 현진씨를 지지하는 세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박상익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