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서울 가락시장의 과일 경매에 직접 참여해 물량 확보에 나선다. 시중에서 수시로 매입하는 과일의 유통 단계를 축소해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말 가락시장 과일부문 ‘매매 참가인’ 자격을 취득, 이번 주부터 과일 경매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국산 과일의 80%는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매입하고, 나머지 물량은 시장 공판장 및 수집상으로부터 구매해 왔다. 롯데마트는 시중에서 직접 사들여온 부분을 가락시장 경매물량으로 차츰 늘려나갈 계획이다. 첫 해에 사과 수박 포도 복숭아 자두 등 시즌 상품을 대상으로 월 평균 5억원, 연간 60억원을 구매하고 점차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매로 물량을 확보하게 되면 과일 매입 단계가 ‘생산자-도매시장-중도매인-대형마트’ 4단계에서 ‘생산자-도매시장-대형마트’ 3단계로 축소된다. 롯데는 경매 낙찰물량을 자체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소포장해 전국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 바이어는 “지난 7월 수박을 대상으로 1차 경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매입가를 기존보다 15% 낮췄고 포장과정의 원가상승 요인을 줄여 시세보다 10%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날씨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때때로 수급이 불균형해지면서 산지직거래 방식보다 시중 매입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며 “경매를 보조 매입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면 물량 확보가 용이해지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