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7천만 벤틀리 줘도 못받는 女고생 골퍼

3억원에 가까운 가격의 외제차 선물을 마다한 여고생 골퍼가 화제다.

아마추어 골퍼 서연정(17·대원여고)은 ' 한화금융 클래식' 대회에서 홀인원 상품으로 주어지는 2억7700만원 상당의 벤틀리 자동차를 받지 않겠다고 9일 밝혔다. 그는 "참가 목적이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한 것이기 때문에 순위나 상금, 특별상 등에 대한 생각은 애초에 없다"고 말했다.

서연정은 지난 7일 열린 2라운드 17번홀(파3·168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 홀에는 대회 우승 상금(3억원)과 맞먹는 2억7700만원 상당의 벤틀리 승용차가 홀인원 상품으로 걸려 있었다.

하지만 벤틀리를 받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협회와 주최사, 선수 사이에 '상품을 못받는다', '그럼에도 상품을 주겠다' 등의 논의가 이어졌다. 이러한 논란은 3일이나 계속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경기위원회의 규칙에 따라 상품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아마추어에게는 해당하는 순위의 상금 또는 특별상(각종 기록) 등의 상금(상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경기 규칙이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대한골프협회(KGA)가 발행한 '골프 규칙'에는 "아마추어 골퍼는 홀인원 기록에 대하여 현금을 포함해 규정된 한도(100만원)를 초과한 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나와 있어 적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주최사인 한화금융네트워크는 "규칙은 존중하지만, 홀인원 상품은 공식 상금이 아닌 흥행을 위한 이벤트 상품으로 봐야 한다. 서연정에게 자동차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서연정 선수 측에서 최종적으로 뜻을 결정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는"아쉽지만 협회의 규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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