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전남 경선…孫 "특정세력 당 망쳐" 文 "100만 시민 모독"
6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광주·전남 지역 대선 경선에서 각 후보들의 신경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때마다 광주·전남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받았던 상징성뿐 아니라 선거인단 규모가 13만9275명(광주 7만4338명, 전남 6만4937명)에 달해서다. 1위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과 손학규, 김두관 후보의 2위 싸움, 그리고 정세균 후보의 추격 여지가 판가름나는 분수령으로 꼽혔다.

첫 연설자로 나선 문 후보는 “우리 역사에서 호남은 늘 정의의 편이었다.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광주 전남이 다시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손 후보는 “광주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광주는 혁명이었다. 광주와 함께 또 하나의 혁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다른 후보들은 호남의 고독을 모른다. 호남과 같이 차별과 고독을 느끼며 정치를 한 김두관이 호남”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광주·전남 경선은 연일 계속되는 모바일 투표 논란으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행사장 앞에서 손 후보 지지자들은 “불공정 모바일 투표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성명서까지 발표해 충돌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해찬 당 대표와 임채정 선관위원장이 소개될 때는 손, 김 후보 진영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현 지도부에 대한 비문 진영의 불신의 골이 경선이 진행될수록 깊어지는 모습이었다. 임 위원장은 “민주당 경선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광주·전남 방문 때문에 온 국민의 시선이 광주로 쏠려 있다. 당원 동지들이 자랑스러운 광주·전남을 만들어 달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후보 간 설전도 이어졌다. 손 후보는 “특정 세력의 ‘모발심(모바일 표심)’이 민주당을 짓밟고 있다”며 모바일 투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는 “2007년 대선 후보경선 때 모바일 투표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분이 지금은 이길 수 없으니 100만 시민과 당원을 정체불명의 세력이라고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손 후보와 모바일 투표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해 온 김, 정 후보는 이날부터 입장을 달리하는 등 비문 주자들 사이에서 입장 차가 드러났다.

손 후보 측은 “모바일 투표 검증은 수용하지만 (선거인단의 투표를 위한) 5회 전화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여전히 강경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 후보는 “경선룰의 유불리를 떠나 당이 현명한 결정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오직 국민을 바라보며 뚜벅뚜벅 경선을 완주하겠다”며 차별화에 나섰다. 정 후보는 손, 김 후보의 문제제기와 지도부의 대응방식을 모두 비판하며 “경선은 중단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