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자사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기술을 LG가 사용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같은 이유로 진행 중인 형사 소송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제기한 것으로 LG 측은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일 경쟁사 LG디스플레이가 빼내간 OLED 핵심 기술을 사용하거나 공개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LG 측이 이를 어기면 건당 10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삼성 측은 “LG디스플레이가 2010년 10월부터 삼성의 수석연구원 5명을 차례로 이직시켜 OLED 기술과 영업비밀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LG로 옮긴 연구원들이 업무수첩과 이메일을 통해 반출한 OLED 제조공정 기술 등 수십여건을 사용할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 측은 “경찰과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기술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지검은 지난 7월 경찰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삼성, LG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OLED 기술 유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현재 수원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처분을 신청한 것은 전형적인 경쟁사 흠집내기”라며 “OLED 기술 방식이 달라 삼성 기술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사용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과 LG는 4분기에 경쟁사보다 먼저 OLED TV를 내놓기 위해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 OLED TV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만든 차세대 TV. LCD(액정표시장치) TV보다 선명하고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얇게 만들 수 있다.

정인설/이고운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