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무엇이 궁금한지 편치 않은 자세로 열쇠구멍을 통해 방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가 어윈 올라프의 ‘키홀(Keyhole) 시리즈’의 하나다. 올라프의 사진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아주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을 통해 우리가 가진 불안함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무엇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일까. 가장 가까운 불안은 열어볼 수 없는 타인의 마음이다. 직장 동료나 거래처 직원의 마음속에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다. 늘 웃으며 서로를 대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문을 열어보고 싶어 한다. 열고 있는 척해도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이 두려운 것이다. 남의 문 앞에서 초조하게 앉아 있는 저 모습은 우리의 초상이기도 하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