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출 기술 사용금지 '가처분'…LG "흠집내기 그만"

삼성과 LG디스플레이 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을 둘러싼 공방이 재점화됐다.

5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의 OLED 기술을 유출했다며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유기물을 증착하는 등 OLED 관련 핵심 기술 18종과 21종의 각종 기록 등 영업비밀을 LG디스플레이가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약 이를 사용할 경우 한 건 당 10억 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청구했다.

삼성 관계자는 "기술 유출 사건 발생 당시 형사, 민사를 가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며 "검찰 조사에서 기술 유출을 의심할만한 결과가 나온 만큼 서울지법에 추가로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검찰은 OLED 기술 유출 건과 관련해 LG디스플레이 법인 및 임직원 4명, 협력사 및 임원 1명, 삼성디스플레이 전 연구원 6명 등 총 11명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삼성의 가처분 신청 소식이 알려지자 LG디스플레이는 "이는 아무런 법률적 의미가 없는 경쟁사 흠집내기"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LG디스플레이의 W-RGB OLED 기술은 삼성과 전혀 다른 방식이어서 기술 유출을 시도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LG의 W-RGB가 우수한 기술로 판명된 것에 대한 삼성의 부담과 양산기술 개발 지연에 따른 불안감으로 인해 궁여지책으로 경쟁사 흠집내기에 연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이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최근 유럽에서의 OLED TV 분실 사고에 집중된 관심에 편승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2012에 전시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져간 OLED TV 중 2대를 운반 과정에서 분실했다. 현재 한국과 독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지만, 삼성 측은 기술을 빼내기 위한 경쟁업체의 조직적인 도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유출사건에 대한 삼성의 주장이 사실관계를 얼마나 악의적으로 왜곡, 과장한 것인지는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본안소송 결과로 명백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응답 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색 재현율이 높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과 LG가 90조원에 달하는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관련 기술은 첨단 국가핵심 산업기술로 지정돼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