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주(8월 23일~29일) 한국 관련 펀드로 총 8억28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펀드별로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 1억8600만달러가 들어와 6주째 자금이 순유입됐다. GEM 펀드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전세계 신흥지역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다.

2000년대 중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부상하면서 한국 비중은 기존 15.1%에서 6.5%까지 축소됐었다. 하지만 2008년 중반부터 다시 한국 투자 비중이 9.5% 늘어났으며, 최근 11.9%까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를 통해서도 5억2500만달러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주 600만달러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인터내셔널 펀드에서는 1100만달러가 유입됐고, 태평양 펀드에서는 1억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끼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되면서 한국이 포함된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다만 지난달 지수가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평가) 매력이 떨어진데다 오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되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유형에 집중하기보다는 ELF(주가지수연계펀드)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장기자금인 미국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단기자금인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먼저 빠져나가면서 수급 개선 강도가 약해지고 있고, 연속성이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만 여전히 정보기술(IT)와 경기소비,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입장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