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이겨낸 '맷집株' 눈여겨 봐라
‘공매도’의 포화를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주가가 오르고 있는 ‘맷집주’들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파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맷집주들이 공매도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실적 등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맷집주들은 최근 대차잔액(투자자가 빌려가서 갚지 않은 주식 수)이 감소하고 있어 향후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LG전자 등 공매도에도 주가 상승

3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보름간 누적 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이상이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유가증권시장 종목은 대우건설 현대하이스코 현대백화점 LG전자 LG생활건강 LG패션 성진지오텍 엔씨소프트 한섬 무림P&P 웅진코웨이 등 11개다. 수급에 악재로 작용하는 공매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펀더멘털 등 종목의 ‘맷집’이 좋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 기간 중 전체 거래량의 8.52%인 172만5024주가 공매도로 쏟아졌지만 주가는 5.61% 올랐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를 통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대비 현재 주가가 9.18% 하락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케팅 비용이 과다해 실적 개선세가 더딜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투자자들은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품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보름 동안 전체 거래량의 13.58%인 92만6711주가 공매도 물량이었지만 주가는 0.2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75% 떨어졌다. 대우건설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건설업 부진 속에서도 주택 사업에서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주택원가율(주택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2.0%포인트 하락한 84.7%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006년 이후 평균인 1.6배보다 낮은 1.1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쇼트커버링 땐 수급에 긍정적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LG패션 한섬 등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내수주들도 경기 불황이라는 악재를 누르고 꿋꿋한 주가흐름을 최근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인수·합병(M&A) 이슈가 마무리되며 주가가 안정을 되찾고 있고 엔씨소프트(7.98%) 성진지오텍(3.06%)도 공매도 물량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맷집주’ 중 대차잔액이 감소하고 있는 종목들을 대상으로 쇼트커버링(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는 것)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쇼트커버링이 진행되면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대차잔액이 줄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를 했지만 수익이 시원치 않아 다시 되갚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맷집주 중 최근 보름 동안 대차잔액이 줄어든 종목은 LG전자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성진지오텍 엔씨소프트 한섬 웅진코웨이 등 7개 종목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