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2% 오른 게 맞나요?…체감물가와 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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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상승률 12년3개월 만에 최저
전년대비로 산출 '착시'…전월대비 땐 0.4% 상승
신선식품은 4.6% 뛰어
농산물·석유류 값 '들썩'…"안정기조 정착 아니다"
전년대비로 산출 '착시'…전월대비 땐 0.4% 상승
신선식품은 4.6% 뛰어
농산물·석유류 값 '들썩'…"안정기조 정착 아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물가’와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간 괴리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대에 그치며 2000년 5월(1.1%) 이후 1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4%대 후반에 달했던 작년 8월과 비교에 따른 착시효과일 뿐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월 대비 물가는 3개월 만에 상승
통계상으로 8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2% 오르며 7월(1.5%)에 이어 2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1%대 물가’의 상당 부분은 기저효과 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작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최고인 4.7%까지 급등한 탓에 당시와 비교한 올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착시효과’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을 함께 고려하는데 이렇게 보면 현재 물가는 불안한 국면으로 진입했다. 전월 대비로는 8월 소비자물가가 0.4% 오르면서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전월 대비 물가가 0.4% 이상 오른 것은 지난 1,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곳곳에 물가 상승 요인
국내외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경기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지수가 지난달 1.3% 상승에 그치며 6개월 연속 1%대에 머물러 있는 게 단적인 예다.
문제는 경기와 무관하게 날씨 등 외부 충격에 따라 움직이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채소가 8.0%, 과실이 5.7% 상승하는 등 신선식품 가격이 전월 대비 4.6%나 올랐다. 품목별로는 폭염과 태풍 등 궂은 날씨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시금치(64.2%), 양상추(90.0%), 수박(55.4%), 오이(33.8%) 등이 급등했다.
석유제품도 오름세다. 휘발유는 전월 대비 3.1%, 경유는 2.8% 상승했다. 전국 16개 시·도의 휘발유 가격은 이미 ℓ당 2000원을 넘은 상태다.
여기에 가공식품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옥수수 콩 밀 등 국제 곡물가격도 이달 들어 전월 대비 4~12% 뛰었다. 성창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4~7개월 뒤 국내에 반영된다”며 “향후 가공식품과 사료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꺼지지 않는 ‘인플레 기대심리’
소비자들이 물가 하락에 회의적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 3.6%로 지난 6월(3.7%)에 비해 0.0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에서 1.2%로 1%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계수치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대에 그치며 2000년 5월(1.1%) 이후 1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4%대 후반에 달했던 작년 8월과 비교에 따른 착시효과일 뿐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월 대비 물가는 3개월 만에 상승
통계상으로 8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2% 오르며 7월(1.5%)에 이어 2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1%대 물가’의 상당 부분은 기저효과 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작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최고인 4.7%까지 급등한 탓에 당시와 비교한 올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착시효과’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을 함께 고려하는데 이렇게 보면 현재 물가는 불안한 국면으로 진입했다. 전월 대비로는 8월 소비자물가가 0.4% 오르면서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전월 대비 물가가 0.4% 이상 오른 것은 지난 1,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곳곳에 물가 상승 요인
국내외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경기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지수가 지난달 1.3% 상승에 그치며 6개월 연속 1%대에 머물러 있는 게 단적인 예다.
문제는 경기와 무관하게 날씨 등 외부 충격에 따라 움직이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채소가 8.0%, 과실이 5.7% 상승하는 등 신선식품 가격이 전월 대비 4.6%나 올랐다. 품목별로는 폭염과 태풍 등 궂은 날씨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시금치(64.2%), 양상추(90.0%), 수박(55.4%), 오이(33.8%) 등이 급등했다.
석유제품도 오름세다. 휘발유는 전월 대비 3.1%, 경유는 2.8% 상승했다. 전국 16개 시·도의 휘발유 가격은 이미 ℓ당 2000원을 넘은 상태다.
여기에 가공식품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옥수수 콩 밀 등 국제 곡물가격도 이달 들어 전월 대비 4~12% 뛰었다. 성창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4~7개월 뒤 국내에 반영된다”며 “향후 가공식품과 사료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꺼지지 않는 ‘인플레 기대심리’
소비자들이 물가 하락에 회의적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 3.6%로 지난 6월(3.7%)에 비해 0.0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에서 1.2%로 1%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계수치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