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의 계보를 정리해봤다. 한 눈에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어떻게 얽혀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폭스바겐을 인수하려던 포르쉐가 경영난으로 부도위기에 처했다가 오히려 폭스바겐에 인수된 사건이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포르쉐의 지분 50.1%를 추가로 사들이며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피아트도 크라이슬러와 얼라이언스(쉽게 말해 인수)를 맺고 난 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크라이슬러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호조를 보이며 빈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프랑스의 국민차인 PSA 푸조-시트로엥은 어려운 회사 사정 때문에 제너럴 모터스(GM)에 구조요청을 보냈고, GM은 지분 7%를 사들였다. 앞으로 두 그룹 간의 관계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쌍용자동차가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손을 떠나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이동했다. 다음 차례는 르노삼성일까? 한국GM에서도 대우자동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다양한 브랜드는 곧 다양한 차종을 의미한다. 다양한 차종이 있다는 것은 보다 많은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을 보자. 최고급 럭셔리 세단 벤틀리와 슈퍼카의 지존 람보르기니, 부가티를 시작으로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스코다, 세아트 등 말 그대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10개의 브랜드들을 거느리고 있다. 피아트나 르노닛산, GM도 ‘한 덩치들’ 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다.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순혈주의’를 고집하며 둘이 손 꼭 잡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자랑스러우면서도 외로워보인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