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이 복직을 요구하며 1700일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습지교사 11명에게 전원 복직과 단체협약을 제시했다. 그동안 해직교사들로 구성된 노조가 핵심 관철 사항으로 내걸었던 두 가지를 모두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2007년 12월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가 끝날 지 주목된다.

재능교육은 28일 유명자 전국학습지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장 등 노조 대표부에게 △합의서 체결 즉시 해지교사 11명 전원 위탁사업계약 체결 △계약 체결 즉시 단체교섭 시작 △현 사태와 관련한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와 처벌 불원 탄원서 제출 △해지교사 11명에게 생활안정지원금과 노사협력기금 총 1억50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합의안을 제시했다.

공금 유용, 본사 학습지 불매운동 등으로 계약이 해지된 재능교육 학습지교사들은 복직을 요구하며 2007년 12월21일부터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서울시청앞 재능교육 지사 등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학습지노조는 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하지 않으며 학습지교사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과 고용노동부 등의 일관된 판단이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계약이 해지된 학습지 교사들이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에서 회사측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1700일 넘게 불법 집회를 벌였고 회사 이미지 실추, 업무 역량 분산 등에 따라 재능교육의 회원 수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회사측은 노조가 그동안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던 ‘전원 복직’과 ‘단체 협약’을 인정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진행됐던 협상에서도 이 두 가지 문제에서의 의견 차이로 협상이 결렬됐었다. 재능교육 관계자는 “소모적인 다툼을 계속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노조측의 요구를 100% 수용하기로 했다”며 “노조측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대교, 교원, 웅진 등 다른 학습지업체들에도 노조가 조직돼 있지만 단체 교섭을 하는 곳은 없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