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영기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가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저장성 전국인민대표대회 금융경제위원회에 따르면 원저우에 있는 매출 2000만위안(약 36억원) 이상 기업 3998개 중 140개사가 올해 상반기에 문을 닫았다. 또 60%가 넘는 기업들이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저우더원 원저우중소기업발전협회 회장은 “3000개의 회원사 중 10%가 문을 닫았고 20%는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저우 기업들은 신발 가죽 안경 의류 완구 등 소비재를 수출하는 업체가 대다수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에서 수출 주문이 줄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문이 줄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을 내렸지만 재료비와 인건비가 올라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연쇄 부도로 은행들의 부실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원저우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해 6월 0.37%에 불과했지만 1년 만인 지난 6월 2.69%까지 치솟았다. 인민은행 원저우센터는 10월이면 부실대출 비율이 4%대에 진입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