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미국 특허소송에서 완패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주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애플의 득세로 관련 부품주들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최대 부품사인 삼성전기 주식 121만7666주를 순매도해 기관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려놨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 주가도 전날보다 6400원(6.40%) 내린 9만3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36만1721주 순매도했으며 일진디스플레이, 자화전자, 삼성SDI, 코리아써키트, 대덕GDS 등도 5만~25만주 가량 처분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5~11% 가량 동반급락했다.
소송 당사자인 삼성전자도 28만3531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7.45% 급락한 1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번 소송으로 디자인 특허가 강화되면서 세트 제조업체와 부품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제조사와 부품사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평결은 IT 제품의 지적재산권을 해석하는 면에서 그 범위가 상당히 넓어지는 사례로, 휴대폰의 경우 기존의 통신특허 이외에 디자인이라는 또 하나의 큰 특허가 추가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LG그룹주들은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기관은 LG전자 주식을 51만6153주 순매수했다. 주가는 2.83% 올랐다. LG전자는 사각 모서리로 디자인 차별성이 높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관은 LG를 30만7815주, LG디스플레이를 19만5720주 순매수했다.
한편 일부 외국인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이용해 삼성그룹주들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기를 21만7185주, 삼성전자를 14만2634주 순매수했다. 이외에 삼성SDI(7만7253주), 삼성물산(8만5824주), 삼성테크윈(6만4686주) 등도 사들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