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을 놓고 한∙일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은 '한류'에도 일부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터주(株)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일본의 한국 드라마 선호 현상은 한류와 구조적으로 다른 문제일 뿐만 아니라 내달 열리게 될 2NE1의 일본 콘서트 티켓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는 등 실제 실적 관련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7일 진흥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양국이 지난 100년 간 사이가 좋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다만 이번 독도 영유권에 대한 논란이 이전과 다른 것은 정치적인 '액션'이 나올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 연구원은 "그러나 실제 일본의 정치적인 행동으로 인해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가 취소될 경우 주가와 실적 모두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수 있지만, 그 이전까지 당초 예상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독도 영유권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도 오리콘 차트 등 주요 음반 집계에서 한국 가수들이 1위와 3위(싱글음반 판매, 8월25일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류와 'K-팝'에 대한 일본 내 인기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그룹 2NE1의 콘서트 티켓 판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NE1이 다음달 말 일본에서 콘서트가 예정돼 있는데 현재 티켓 판매가 순조롭다"며 "정치적인 문제와 별개로 한국 가수들의 활동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7년 전인 2005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해 독도 문제가 불거진 당시에도 엔터주 대표인 에스엠의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 그는 "그 이후 5~10거래일 정도 '얕은 조정'을 받았지만, 동방신기의 활동으로 인해 실적이 큰 폭 개선되면서 주가도 급등한 바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류와 K-팝과 연계된 일본 기업들 역시 '눈에 보이는' 이익을 포기하고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에스엠과 와이지엔터와 관련이 있는 일본 기업들 중 매출비중 80% 이상이 한류와 연계된 곳도 있다"며 "극우파들의 한류 반대 시위 영향으로 기업의 이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의 한국 드라마 선호 현상을 한류 이외에 '구조적인 원인'으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은 애널리스트도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본 방송국이 한국 드라마를 선호하는 것은 가격 대비 품질이 높기 때문"이라며 "한∙일 간 편당 드라마 제작비는 일본이 5~6억원, 한국은 2~3억원으로, 일본의 방송사들은 자체 제작보다 일정한 품질이 보장된 한국 드라마를 저렴한 가격에 수입해 방영하는 것이 이익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최소한 드라마 부문의 한류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