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법조 경력 3년 이상을 갖춰야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경력은 순차적으로 길어질 예정이다.

대법원은 2013년부터 시행되는 법조일원화(법조 경력이 있는 사람을 판사로 임용하는 제도)에 따른 새 법관 임용 방안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지금까지 판사 임용은 사법시험을 거친 사법연수원 수료자 중 우수한 성적을 얻은 사람을 대상으로 즉시 신규 임용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되 5년 이상 경력을 갖춘 경력법관을 일부 보완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법조일원화 시행에 따라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 수료 후 바로 판사로 임용되는 사례가 내년부터 없어진다.

대법원은 경력자 중심의 단독판사, 한시적으로 단기 경력자를 뽑는 합의부 배석판사, 법조 장기 경력을 지닌 전담판사 등 판사를 임용하는 방식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새 법관 임용 방안에 따르면 내년에는 법조 경력 3년 이상인 사람이 판사직에 지원할 수 있으며, 2017년까지는 3년, 2019년까지 5년, 2021년까지 7년 이상으로 점차 늘어나다가 2022년부터는 10년 이상 경력자만 지원 가능하게 된다. 앞으로 판사들 대부분은 이 방식을 거쳐 임용된다. 대법원 측은 “이들은 판사 업무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최소 기간만 배석판사로 근무한 뒤 원칙적으로 단독판사로 일하게 된다”며 “이 방법이 주된 법관 임용 방식이 됨에 따라 인성·역량 및 실무능력에 있어 이전보다 철저한 심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오는 2015년부터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새로운 법관 임용 방식도 두 가지 추가된다.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법조경력자를 대상으로 특정 사무를 전담하는 판사를 임용하는 방식(전담법관)이 생기며, 내년에는 민사소액 사건 전담 판사를 이 방식으로 뽑는다. 대법원은 “원숙한 법조인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재판을 담당해 신뢰를 증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법조경력 3~4년차 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단기 법조경력자 임용 절차가 도입되며, 이들은 상당 기간을 합의부 배석판사로 근무하게 된다.

대법원은 이달 말에는 3년 이상 경력을 갖춘 법조인에 대한 임용 공고를, 다음달 말에는 단기 법조경력자와 전담법관에 대한 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법조일원화에 따라 대법원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는 전담법관제도의 도입 및 임용 대상자별로 임용절차를 분리하는 방안을 건의, 대법원 법관인사위원회는 지난 7월 인사제도개선위원회 건의를 바탕으로 한 안을 의결했고 지난 16일 대법관 회의에서 최종안을 채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