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갈등에 여행업계 '불똥'…日 항공권 40% 덤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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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단체관광 급감 예상…2만엔 항공권 1만1400엔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 여행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을 향한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수요를 재는 바로미터인 항공권 가격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다음달 하순에 출발하는 나리타~인천 간 항공권 최저가격(유류 할증료 제외)이 왕복 1만1400엔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2만엔 정도 하던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 신문은 항공권 판매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일부 업체가 덤핑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JTB 등 일본 대표 여행사에는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 등의 악재는 불거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걱정이다. 일본 여행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수학여행 수요의 변동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학여행 행선지는 2년 전쯤에 미리 결정하는 것이 관례”라며 “이대로 한·일 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내후년 이후 한국으로 가는 수학여행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 붐이 사그라질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한·일 간 왕래가 늘어나게 된 요인 중 하나가 한류 붐”이라며 “독도 문제로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 여행 수요도 줄어들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올 들어 6월 말까지 181만70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119만1538명) 증가율(29.5%)을 웃돈다.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도 올 들어 5월 말까지 80만31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특히 5월에는 87.3% 늘어난 15만7400명이 일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라 전년 대비 32%나 줄었던 일본여행이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것.
그러나 여행업계는 이번 ‘독도 악재’에 두 나라 여행 교류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단체여행객의 예약 취소나 현지 안전 관련 문의가 접수된 것은 없다”면서도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치상황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공무원단체나 학생단체는 물론 일반 패키지여행에서도 예약을 취소하는 등의 특별한 점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한·일 간 일련의 사건들 모두 여행 교류에 타격을 줬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독도를 둘러싼 최근의 반일, 반한 감정이 지속될 경우 두 나라 관광 교류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서화동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