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헉헉거리던 여름 휴가철이 끝나간다. 코스피지수도 지난주 종반엔 떨어졌지만 2000을 다시 넘어설지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금도 채권 대신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운용 방향이 바뀌고 있다. 미국과 독일, 유럽 은행에서 양적완화와 같은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반면 실물경기는 미국에서 제조업 부활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을 뿐 중국과 유럽의 지표가 악화하는 등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불황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세계 증시는 일단 유동성 장세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채권에 눈길을 주지 않고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주가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같은 세력이 움직인다. 개미들은 메이저리그인 세력이 어떻게 가격을 형성하고, 어떤 패턴으로 움직이는지 알고 따라 해야 돈을 번다.”

인터넷 주식카페 ‘주식차트연구소’를 운영하며 재야 투자 고수로 통하는 systrader79가 최근 펴낸 ‘왜 나는 주식투자로 돈을 못벌까? 주식투자 리스타트’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주가는 절대로 ‘산발적인 개미’들이 만들지 못한다”며 “추세를 만드는 종목에는 돈 많은 세력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음모론적 시각에서 볼 게 아니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 패턴을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주식시장을 이익과 손실의 제로섬 게임, 본전 심리가 깔려 있는 ‘공인 도박장’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카지노 게임에서 판돈이 많은 사람이 판세를 흔들며 최종 승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내외 큰손들이 최근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니까 개미들도 따라서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최효종 이사는 “최근 주요 국가의 주가가 오른 것은 국내외 자산운용 매니저들이 하반기에 연간 수익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바심에서 위험자산에 베팅을 하는 요인도 있다”며 “개인 투자자라면 조정 장세에 대비해 시기를 분산해 매입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의 우선진 센터장도 “주식에 몰빵하기보다는 즉시연금, 저축성 보험과 같은 안전자산에 돈을 넣은 뒤 여기서 나오는 이자로 시기를 봐가며 주식을 사는 게 적절한 포트폴리오 투자”라고 권유했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