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빌딩 고르려면 지하층부터 살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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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이상호 베스타스자산운용 부사장
입점상가 활성화 안되거나 관리 나쁜 곳 제 값 못받아
국내 오피스빌딩 임대시장 최악 상황 벗어나 안정세
목 좋은 곳 중소형 빌딩 등 임대 수익에 매각차익 기대
부동산 관리社 도움 받으면 빌딩 가치 20~30%는 뛸 것
입점상가 활성화 안되거나 관리 나쁜 곳 제 값 못받아
국내 오피스빌딩 임대시장 최악 상황 벗어나 안정세
목 좋은 곳 중소형 빌딩 등 임대 수익에 매각차익 기대
부동산 관리社 도움 받으면 빌딩 가치 20~30%는 뛸 것
어떻게 하면 좋은 빌딩을 고를 수 있을까.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인 베스타스자산운용 이상호 부사장(43)은 “빌딩의 지하층을 먼저 둘러보라”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건물주가 로비를 비롯해 지상층은 신경을 많이 써 깔끔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하층은 관리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하층의 관리 상태가 나쁘거나 지하 입점상가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빌딩은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빌딩이어서 제 값을 받기가 어렵다.
대우건설 해외부동산사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부사장은 코람코자산신탁과 맥쿼리 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를 거쳐 베스타스자산운용에서 빌딩을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을 다루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상업용 부동산 중 안정성과 환금성을 갖춘 빌딩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빌딩 분야 12년째 한우물
이 부사장은 대우건설에서 베트남 하노이 호텔, 불가리아 소피아 호텔 등 해외 13개 호텔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을 맡았다. 호텔 업무를 시작하면서 상업용 부동산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우건설이 주주로 참여한 코람코자산신탁이 2001년 출범할 때 코람코로 옮겼다. 그때부터 투자팀 자산관리팀 조사분석팀에 두루 근무하며 빌딩 투자의 다양한 기법을 익혔다. 운용 수수료 가이드라인이 없을 때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간접투자시장을 개척했다.
2003년 말 선배의 권유로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의 국내 부동산 법인에서 근무하게 됐다. 극동빌딩(충무로)을 통해 외국계에서 처음 상장한 리츠인 맥쿼리센트럴오피스CR리츠를 설립하고 여의도 SK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의 빌딩 거래를 담당하면서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했다. 이와 함께 순화동 ING센터빌딩, 문래동 르노삼성빌딩, 쌍림동 CJ스마트플렉스빌딩 등은 국민연금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매입한 빌딩들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초 로마 신화의 ‘불씨와 가정의 여신’ 베스타에서 따온 베스타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한국교직원공제회가 투자한 베스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을 통해 서울 중학동에 준공된 5000억원 규모 복합업무단지(8만3738㎡)를 인수했다. 내년까지 임차인을 모집해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 빌딩시장 지난해 최악 지나
지난해 국내 오피스빌딩 임대 시장은 최악이었다. 이 부사장은 “서울 광화문 강남 영등포 등 도심권(CBD)에서 한해에 33만㎡(10만평) 정도의 공실면적이 흡수되는데 지난해에는 이의 두 배를 넘는 면적이 신규로 공급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새 도심 내 센터원 파인애브뉴 종로플레이스 시그니쳐타워 등의 임차율이 80%를 넘어섰다. CBD의 공실률도 5% 안팎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빌딩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도 덩달아 낮아진 상황이다. 중소형 빌딩 거래도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건물주가 원하는 가격보다 10~15% 저렴하게 거래되지만 시장 적정선이라는 게 이 부사장의 시각이다. “목 좋은 곳에 중소형 빌딩에 대한 러브콜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격도 10% 정도 싸 수익률도 나름 괜찮습니다.”
○빌딩, 상업용 부동산 중 가장 유망
이 부사장은 상가 호텔 골프장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중 빌딩을 가장 유망한 상품으로 꼽는다. 우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영향을 받긴 하지만 임차인을 통해 적정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수익성 부동산에 비해 거래가 쉬운 점도 매력으로 꼽았다. 이 부사장은 “입지가 양호한 중소형 빌딩은 가격이라는 변수만 맞으면 거래가 비교적 원활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빌딩 투자 때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 때는 ‘저평가된 자산 매입’, 운용 때는 ‘가치 증대’, 매각 때는 ‘가치 극대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수익을 위해 빌딩을 사기 때문에 저평가된 빌딩을 매입해 리뉴얼과 새로운 임차인 확보로 수익률을 높이고 마지막에는 매각차익까지 거두는 게 정석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전문 부동산 자산관리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게 필수라고 지적했다. “아직도 건물주가 주먹구구식으로 빌딩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빌딩의 가치가 20~30%는 뛸 겁니다.”
빌딩의 가치를 결정하는 조건은 입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교통여건과 주변 임대 업종 현황 및 상권 활성화는 꼭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아직 노후를 따로 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50억~100억원대 중소형 빌딩을 매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 “적정한 레버리지(은행대출)를 일으켜 노후화된 빌딩을 산 뒤 리모델링을 해서 가치를 높여야죠. 임차인을 유치하는 노하우가 있는 만큼 알짜 빌딩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요.”(웃음)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대우건설 해외부동산사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부사장은 코람코자산신탁과 맥쿼리 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를 거쳐 베스타스자산운용에서 빌딩을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을 다루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상업용 부동산 중 안정성과 환금성을 갖춘 빌딩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빌딩 분야 12년째 한우물
이 부사장은 대우건설에서 베트남 하노이 호텔, 불가리아 소피아 호텔 등 해외 13개 호텔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을 맡았다. 호텔 업무를 시작하면서 상업용 부동산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우건설이 주주로 참여한 코람코자산신탁이 2001년 출범할 때 코람코로 옮겼다. 그때부터 투자팀 자산관리팀 조사분석팀에 두루 근무하며 빌딩 투자의 다양한 기법을 익혔다. 운용 수수료 가이드라인이 없을 때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간접투자시장을 개척했다.
2003년 말 선배의 권유로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의 국내 부동산 법인에서 근무하게 됐다. 극동빌딩(충무로)을 통해 외국계에서 처음 상장한 리츠인 맥쿼리센트럴오피스CR리츠를 설립하고 여의도 SK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의 빌딩 거래를 담당하면서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했다. 이와 함께 순화동 ING센터빌딩, 문래동 르노삼성빌딩, 쌍림동 CJ스마트플렉스빌딩 등은 국민연금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매입한 빌딩들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초 로마 신화의 ‘불씨와 가정의 여신’ 베스타에서 따온 베스타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한국교직원공제회가 투자한 베스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을 통해 서울 중학동에 준공된 5000억원 규모 복합업무단지(8만3738㎡)를 인수했다. 내년까지 임차인을 모집해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 빌딩시장 지난해 최악 지나
지난해 국내 오피스빌딩 임대 시장은 최악이었다. 이 부사장은 “서울 광화문 강남 영등포 등 도심권(CBD)에서 한해에 33만㎡(10만평) 정도의 공실면적이 흡수되는데 지난해에는 이의 두 배를 넘는 면적이 신규로 공급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새 도심 내 센터원 파인애브뉴 종로플레이스 시그니쳐타워 등의 임차율이 80%를 넘어섰다. CBD의 공실률도 5% 안팎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빌딩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도 덩달아 낮아진 상황이다. 중소형 빌딩 거래도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건물주가 원하는 가격보다 10~15% 저렴하게 거래되지만 시장 적정선이라는 게 이 부사장의 시각이다. “목 좋은 곳에 중소형 빌딩에 대한 러브콜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격도 10% 정도 싸 수익률도 나름 괜찮습니다.”
○빌딩, 상업용 부동산 중 가장 유망
이 부사장은 상가 호텔 골프장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중 빌딩을 가장 유망한 상품으로 꼽는다. 우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영향을 받긴 하지만 임차인을 통해 적정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수익성 부동산에 비해 거래가 쉬운 점도 매력으로 꼽았다. 이 부사장은 “입지가 양호한 중소형 빌딩은 가격이라는 변수만 맞으면 거래가 비교적 원활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빌딩 투자 때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 때는 ‘저평가된 자산 매입’, 운용 때는 ‘가치 증대’, 매각 때는 ‘가치 극대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수익을 위해 빌딩을 사기 때문에 저평가된 빌딩을 매입해 리뉴얼과 새로운 임차인 확보로 수익률을 높이고 마지막에는 매각차익까지 거두는 게 정석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전문 부동산 자산관리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게 필수라고 지적했다. “아직도 건물주가 주먹구구식으로 빌딩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빌딩의 가치가 20~30%는 뛸 겁니다.”
빌딩의 가치를 결정하는 조건은 입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교통여건과 주변 임대 업종 현황 및 상권 활성화는 꼭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아직 노후를 따로 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50억~100억원대 중소형 빌딩을 매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 “적정한 레버리지(은행대출)를 일으켜 노후화된 빌딩을 산 뒤 리모델링을 해서 가치를 높여야죠. 임차인을 유치하는 노하우가 있는 만큼 알짜 빌딩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요.”(웃음)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