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 지주회사들의 자본 규제를 강화하자 올해 은행주들의 배당액이 확대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은행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에 바젤Ⅱ와 바젤Ⅲ 자본규제를 동시에 도입한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다만 내년에는 현재 적용하고 있는 바젤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바젤Ⅱ와 바젤Ⅲ의 의무 적용 시기는 2014년부터다.

바젤Ⅰ은 대출자의 유형별로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선출하는 반면 바젤Ⅱ는 대출자 개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한다. 바젤Ⅲ는 일부 후순위채권, 신종자본증권 등을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고 최저자기자본 규제비율이 더 높다. 다만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 않은 메리츠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2곳의 경우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24일 "확실한 은행의 바젤Ⅲ 도입 일정이 없는 상태에서 금융지주사의 바젤Ⅱ, 바젤Ⅲ 동시 도입 예정안이 발표된 것은 금융권 전체적으로 자본안정성과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선언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젤Ⅲ가 현재 금융지주사에 적용되고 있는 BIS비율, 기본자본(Tier1)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을 웃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자본 확충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배당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진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감독원이 바젤Ⅱ와 바젤Ⅲ의 기대효과 중 하나로 은행지주회사의 과도한 배당 억제를 꼽은 만큼 올해에도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은행지주회사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이 높은 KB금융과 BS금융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