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産 돼지고기 무역피해 첫 인정
작년 7월1일 발효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 제조업체가 무역 피해를 입었다는 첫 판정이 나왔다.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22일 전북에 있는 돼지고기 가공 업체 A사가 한·EU FTA로 독일 벨기에 등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은 것이 인정된다고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작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조정지원제 지원 업체에 지정됐다. 무역조정지원제는 해외 국가와의 FTA 발효로 인한 동종 또는 경쟁 제품의 수입 증가로 피해를 봤을 경우 융자·컨설팅을 지원하는 제도다.

A사는 국내산 돼지고기를 도축해 포장육을 생산하는 중견 업체로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구제역 사태 이후 EU산 돼지고기 수입이 늘면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했다.

실제 EU산 돼지고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10년 5.65%에서 작년 12.2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최종 소비자들이 마트 등에서 구입하는 삼겹살 가격(냉장육 기준)은 국내산이 EU산보다 두 배 가까이 높지만, 도매시장에선 이미 EU산 돼지고기 수입 증가로 국내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무역위의 설명이다.

무역조정지원제 지원 대상에 선정된 기업은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운전자금은 기업당 연간 5억원, 시설자금은 30억원 한도 내에서 3년간 받을 수 있다. 컨설팅에 필요한 비용도 80％ 이내에서 4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는 다른 정책자금 금리보다 0.45%포인트 낮은 3.11%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