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행사·합병설 솔솔
현대 "주가 안정위한 것"
▷마켓인사이트 8월23일 오후 2시27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인 현대그린푸드가 가구업체 리바트 최대주주에 오른 지 9개월 만에 지분을 장내에서 추가로 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를 계열사로 편입해놓고 있지만 이사회에 임원을 파견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바트 지분 확대에 나서자 합병설과 분쟁설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리바트 지분 1.12%(19만2250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해 11월 리바트 최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그린푸드의 리바트 보유 지분은 23.07%에서 24.19%로 늘었다.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1.51%를 포함하면 25.7%에 달한다.
리바트는 1977년 현대종합목재라는 현대그룹 계열사로 출발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2000년 리바트라는 종업원지주사로 분리·독립한 뒤 2005년 재상장했다. 경쟁사인 퍼시스가 4년 전 자회사인 시디즈를 통해 리바트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자 현대백화점그룹을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현대그린푸드는 경영권 방어를 돕기 위해 리바트 지분을 장내에서 늘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퍼시스 측 지분까지 장외에서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에 이사나 감사 등을 보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을 추가로 늘리자 본격적인 경영권 행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그린푸드에서 법인영업 의류패션 등의 사업이 분할된 현대H&S와 리바트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H&S는 가구 유통사업도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리바트의 기존 경영진을 유임해 경영을 위탁한 것일 뿐 경영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지분 추가 매입은 주가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못박았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