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연어를 낚는다고?…배꼽 잡는 정치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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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토데이 소설 '사막에서…' 출간
영국에서 최고의 코미디 소설에 수여하는 ‘볼린저 에브리맨 우드하우스’상을 2007년에 받은 《사막에서 연어 낚시》(마시멜로)가 출간됐다. 음모가 판치는 정치의 속살을 비꼬며 풍자하는 소설로, 옥스퍼드대 출신의 성공적인 사업가에서 뒤늦게 소설가로 전업한 폴 토데이의 데뷔작이다. 지난해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기도 했다.
주인공 알프레드는 영국 정부 산하 국립해양원에서 일하는 유순한 성격의 어류학자다. 과학자로서 합리적 신념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인물로, 부부의 연봉이 10만파운드가 되기 전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일 중독자 메리와 20년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날 알프레드는 한 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예멘의 한 부족장이 자신의 고향에 연어를 살게 하고 싶어 한다는 것. 물이 부족한 사막 지역으로 연어를 데려오기 위해 실력 있고 진정성 있는 알프레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알프레드는 과학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발하지만, 영국군의 오폭 사건을 덮기 위해 ‘연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부의 압력으로 마지못해 일을 떠맡게 된다. 그리고 연어를 데려오려는 족장의 동기가 중동 평화 때문임을 알고난 후에는 점점 더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작가는 평소 중동 문제에 관심 많은 낚시광이었다. 자신의 삶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쓴 만큼 이야기가 물 흐르듯 전개된다. 작전 지역에 보낸 군인들이 고립되자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정부와 정치적 실책을 가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 이들에게 아첨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공무원에 대한 풍자로 출간 직후 영국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엉뚱한 주제를 몰입감 있게 전개하는 능력과, 폭소는 없지만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하는 서구식 유머가 흥미롭다.
소설은 ‘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암살 위협을 겪으면서도 평화의 꿈을 위해 연어를 데려오려는 족장과, 주변 상황에 그저 참기만 하던 알프레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며 이상을 향해가는 과정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소설을 언론 인터뷰와 이메일, 편지, 일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이를 통해 가독성은 물론 하나의 사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도 제시한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주인공 알프레드는 영국 정부 산하 국립해양원에서 일하는 유순한 성격의 어류학자다. 과학자로서 합리적 신념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인물로, 부부의 연봉이 10만파운드가 되기 전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일 중독자 메리와 20년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날 알프레드는 한 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예멘의 한 부족장이 자신의 고향에 연어를 살게 하고 싶어 한다는 것. 물이 부족한 사막 지역으로 연어를 데려오기 위해 실력 있고 진정성 있는 알프레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알프레드는 과학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발하지만, 영국군의 오폭 사건을 덮기 위해 ‘연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부의 압력으로 마지못해 일을 떠맡게 된다. 그리고 연어를 데려오려는 족장의 동기가 중동 평화 때문임을 알고난 후에는 점점 더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작가는 평소 중동 문제에 관심 많은 낚시광이었다. 자신의 삶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쓴 만큼 이야기가 물 흐르듯 전개된다. 작전 지역에 보낸 군인들이 고립되자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정부와 정치적 실책을 가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 이들에게 아첨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공무원에 대한 풍자로 출간 직후 영국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엉뚱한 주제를 몰입감 있게 전개하는 능력과, 폭소는 없지만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하는 서구식 유머가 흥미롭다.
소설은 ‘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암살 위협을 겪으면서도 평화의 꿈을 위해 연어를 데려오려는 족장과, 주변 상황에 그저 참기만 하던 알프레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며 이상을 향해가는 과정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소설을 언론 인터뷰와 이메일, 편지, 일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이를 통해 가독성은 물론 하나의 사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도 제시한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