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면 일단 예비 주택 구매자라고 봐야 한다. 소비자에게 모델하우스는 가장 손쉽게 주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자 주택 구매의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도 수요자와 직접 만나 상품을 파는 ‘시장’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모델하우스 건립에 정성을 쏟는다.

그러나 소비자가 실물이 아닌 모형을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화려한 옵션과 전시 상품에 너무 마음을 뺏기지 말고 내부 공간을 꼼꼼히 살펴보고,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후에는 반드시 현장 답사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화려한 옵션에 현혹되지 말아야

모델하우스에 들어서면 대개 로비 중앙에서 대형 모형도를 만난다. 단지 배치는 물론이고 아파트 외형이나 방위, 학교나 공원 등 주변 시설, 도로 상황 등의 실제 모습을 일정 비율로 축소해 놓은 것이다. 동 간격, 주차시설, 출입구, 놀이터, 커뮤니티 시설 현황도 알려줘 전체적인 단지 입지와 윤곽, 개요를 파악할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익혔다면 평면별 주택형인 ‘유닛(unit)’을 살펴본다. 쇼룸으로 꾸민 유닛은 일반 분양 물량 가운데 주력 평면이라고 보면 된다. 유닛 입구에 마련된 내부 평면도와 전용률을 살펴본 후 내부 공간을 직접 점검해 보는 것이 순서다.

이때 대부분 실내가 더 넓어 보이도록 거실과 방 등 발코니 확장 공사를 해둔 평면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책상 소파 등 가구나 일부 인테리어 장식은 전시용으로 설치해둔 것인데 일반적인 가구보다 크기를 줄여 만든 자체 제작품이 많다. 실내 공간이 더 넓어 보이도록 ‘착시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다.

거실과 부엌은 마감재 상태나 구조, 환기 시스템 등을 주로 본다. 욕실과 방은 환기와 창호 유형, 창문 크기, 붙박이장, 전등 스위치 유형 등을 따져본다. 이 외에도 신발장이나 벽장 등 수납공간은 넉넉한지, 발코니 배수구는 잘 갖춰졌는지, 확장 공간의 크기와 비용은 얼마인지, 팬트리(식료품 저장소)나 다용도 공간 등도 제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현장 도우미의 설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비슷한 평면이라도 타입에 따라 서비스 면적이나 공간 구성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주택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기 전 미리 신문기사 등을 통해 관심있게 봐야 할 체크 리스트를 뽑아두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현장에 꼭 가봐야

모델하우스를 다녀왔다면 사업지 현장에 반드시 가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모델하우스는 사람들을 많이 모으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곳에 설치하기 때문에 실제 아파트가 들어설 곳과는 별 상관이 없다. 현장 답사를 통해 입지 여건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아파트가 들어설 사업장 주변의 혐오시설이나 철탑, 구릉지와 경사도, 옹벽 설치 유무 등은 반드시 현장 답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대중교통이 편리한지,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은지도 직접 체크하면 좋다. 모델하우스의 모형도와 실제 사업장 주변 상황이 달라 입주 후 분쟁으로 이어지는 일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