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이수호·송순재·신영복 등 거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직위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교육감 재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의 움직임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퇴한 김병화 후보를 제외한 대법관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오는 9월 중 곽 교육감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오면 선거전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보수·진보 진영을 합해 20여명의 후보들이 차기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선거모드 들어간 교육계
19일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계 상당수 인사들이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가능성에 대비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갔다.
보수 진영에서 자천·타천으로 후보 명단에 올라온 인물은 총 14명이다. 김걸 전 용산고 교장, 김경회 전 서울시부교육감,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 김진성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공동대표,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서정화 홍익대사범대부속고 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 송하성 경기대 교수,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이규석 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이영만 전 경기고 교장, 이원희 한국사학진흥재단 회장,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이상 가나다순) 등도 후보군이다.
보수 진영의 과제는 ‘단일화’다. 보수진영은 2010년 선거에서 6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바람에 전교조 주도로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진영 곽노현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지난 8일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5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가칭) 준비위원회’가 포럼을 열고 후보 단일화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수일 전 전교조 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부영 전 서울시 교육위원, 조국 서울법대 교수,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조 교수와 송하성 교수 등 일부 인사는 주변에서 강하게 후보로 추대하고 있지만 본인들은 고사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진영의 가장 유력한 단일화 후보로는 전교조 창립 멤버인 이수호 전 위원장이 꼽힌다. 교육계 진보 진영의 한 인사는 “진보 진영에선 이제까지 전교조 출신과 교수 출신이 교육감 후보를 양분해 왔지만 방송대 교수 출신인 곽 교육감의 비리로 다시 치러지는 선거에서 또 교수 출신 후보로 단일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라 진보세력 내에서도 ‘종북(從北)’ 논란에 따른 거부감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 교육감의 대법 판결은 이르면 다음달
공직선거법상 곽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최종심 기한은 지난달 17일이었다. 하지만 대법관 네 자리가 임기 만료와 국회의 동의 지연으로 공석이 되는 바람에 재판 일정을 잡을 수 없어 기일을 넘겼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이다.
지난 2일 대법원이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고 3개 소부 구성을 마쳤기 때문에 이르면 내달 중 곽 교육감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한국교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법원 판결이 늦어지면서 곽 교육감이 인사와 직제 개편 등으로 서울 교육정책에 혼선을 더하고 있다”며 “대법원은 서울 교육정책의 안정성과 교육행정의 책임성을 위해 조속히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확정해 곽 교육감이 직을 박탈당한다면 재선거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 김두관 전 지사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경남도지사 보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다만 선고가 11월19일 이후에 나면 교육감 재선거는 내년으로 넘어간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