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회복 확산으로 보는 시각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9일 "이달 들어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위험자산 선호 추세가 지난 주 잠시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면서 "여전히 미국 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 해소와 유로존 위기 소강이라는 우호적인 증시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가 향후에도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로 확산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국면"이라고 이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했다.

그는 "8월에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제조업을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경기가 2분기 침체에서 벗어나 반등했다"며 "7월 미 비농업취업자가 전월비 16만3000명 늘어나며 2분기의 10만명 하회 부진에서 벗어났고, 7월 소매판매 역시 2분기의 3개월 연속 감소에서 벗어나 큰 폭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경제지표 결과를 분석해보면 3분기 들어 미국 경제는 2분기 침체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3분기에도 침체 기조를 지속한 부문은 제조업 경기"라면서 "뉴욕연은 및 필라델피아연은 제조업지수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침체를 나타내며 지난 6~7월 2개월 연속 중립선을 밑돌았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8월에도 침체 영역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또 8월에 확인된 경기 회복세가 당분간 재개될 수 있을 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유로존 악재가 재차 불거질 경우 미국 경제 주체의 경기 불안심리가 확대되며 2분기 중·후반의 경기침체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에 미 중앙은행(Fed)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것이나, 이는 기껏해야 경기 침체를 둔화시키는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회복 기대 확산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내 소비심리의 본격 회복세가 진행되기에도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그는 "8월 상반월 미국 가계 소비심리가 7월 하반월에 이어 2개 반월 연속 올랐지만, 여전히 5월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내려와 있는 상항"이라며 "더욱이 8월 소비자기대지수의 하락 및 12개월 경제전망지수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미 가계 소비심리가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는 회복세로 연결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라고 분석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결론적으로 최근 미국의 고용, 소매판매, 주택건설지표 등에 이어 가계 소비심리까지 지난 2분기 중반 이후 불거진 극심한 침체 우려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나, 이와 동시에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형성될 정도는 여전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은 간명한데 고용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면 선순환적 경기 회복 기대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유로존 위기가 진정되는 가운데 8월 미 비농업취업자가 7월에 이어 15만명 이상의 증가세를 지속한다면 비록 연준의 QE3 기대치가 낮아지더라도 경제성장 기대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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