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연봉 5000만원 이하 직장인들 사이에서 장기적립식 펀드 가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이들을 겨냥,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 개발을 위해 분주하다.

아직 상품 출시 전이라 투자자들은 각 운용사들의 과거 장기 성과에 먼저 주목하고 있다. 최소 5년 이상 납입해야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시장 대비 꾸준히 성과를 올리고 있는 운용사들의 상품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16일 기준)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에 순자산 5000억원 이상을 굴리는 운용사 13곳 가운데 KB운용(31.82%), JP모간운용(31.29%)이 5년 누적수익률 1, 2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수익률로 따지면 각각 6.36%, 6.25%에 이르는 셈이다. 이 기간(2007년 8월16일~2012년 8월14일) 코스피 지수는 15.66% 상승, 이들 운용사의 펀드 성과가 우수했음을 알 수 있다.

KB운용에서는 ‘KB퇴직연금자C’(51.98%) ‘KB외국인선호주A’(38.76%), JP모간운용에서는 설정액 1조원대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A’(30.61%)가 최근 5년간 30%를 넘는 수익을 올리며 운용사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신한BNPP(20.70%)와 한국투신운용(17.88%), 프랭클린템플턴(16.43%) 등도 장기성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5년간 국내 증시의 흐름을 보면 연도별로 코스피 수익률 편차가 커 단순히 5년 누적 수익만으로 운용사 성과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 간 수익 차별화가 심화되고 투자기간별로도 기복이 심해지고 있다”며 “이번 세제혜택을 누리기 위해 투자자들은 장기 성과가 꾸준한 운용사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누적 수익률보다는 매년 시장 수익률(코스피 수익률)을 꾸준히 앞선 운용사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난 5년간 코스피 수익률은 △2008년 -40.73% △2009년 49.65% △2010년 21.88% △2011년 -10.98% △2012년(8월8일 기준) 3.29%로 나타났다. 이 기간 매년 시장을 앞섰던 운용사는 KB와 한국, 단 2곳이다. 이들은 과거 하락장에서 손실폭을 줄였고, 상승장에서 초과수익을 내왔다. 배 연구위원은 “일관된 투자원칙을 고수하며 펀드매니저 교체가 적고,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펀드를 보유한 운용사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