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 여파가 증권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비용 구조인 온라인 기반 증권사 키움증권 마저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증권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식거래 대금이 급감한 탓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4~6월) 순이익이 83억84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8.8% 감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은 1350억7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2% 늘었고, 영업이익은 104억6400만원을 기록해 69.9% 줄었다.

몸집이 큰 대형 증권사 대비 고비용 지점이 적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부문의 시장 점유율 확대 등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해온 키움증권 마저 증시 침체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증시 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분기 대비 23.2% 감소했고, 상품운용부문의 손실도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경우 개인 온라인 브로커리지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은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결국 매크로 지표 호전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2개 증권사의 1분기 순익은 216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2.7%(5766억원) 줄었다. 수수료 수익은 1조5120억원으로 29.7% 감소했다.

이중 수탁수수료(9100억원), 인수ㆍ자문수수료(2100억원), 자산관리수수료(460억원)는 각각 37.2%, 14.4%, 56.1% 감소했다.

대내외 불안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주식거래 대금이 줄어들자 수수료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1분기 주식거래 대금은 386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2.5% 작아졌다. 주가하락 등으로 주식관련 손실도 4120억원이 발생해 작년 동기대비 3747억원 늘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업계가 채권 운용 이익 증가로 2분기(7~9월) 실적은 바닥을 탈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금리 하락세는 증권사 채권 운용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가격 상승에 증권사들의 채권 관련 운용·평가이익이 발생했고 특히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분석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 바닥 탈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