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서울 우면동에 디자인·소프트웨어 인력 1만명이 일하는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기로 하고 지난 7일 착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에 들어서는 첫 연구소로 건축비만 1조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 완공하는 이곳을 디자인·소프트웨어 핵심 연구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15일 서초구청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서울 우면동 167의 2와 272 일대 4만6911㎡에 ‘삼성전자 우면 R&D센터’를 짓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달 말 서울시에서 건축허가를 받았다.

우면 R&D센터는 연면적 33만㎡(10만평) 규모로 지상 10층, 지하 5층 건물 6개동으로 이뤄진다. 총 건축비만 1조원에 이르며 땅값을 포함하면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 입찰을 통해 SH공사에 2000여억원을 주고 부지를 매입했다. 완공 시점은 2015년 5월로 연구인력 1만여명이 상주하게 된다.

우면 R&D센터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서울에 건립하는 연구센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여러 차례 우면 R&D센터 관련 보고를 받고 핵심 기지로 만들라고 지시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면 R&D센터는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핵심 기지로 육성할 것”이라며 “기존 수원, 기흥 연구단지와 함께 3대 연구거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교육, 교통 등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서울이란 입지 조건 때문에 삼성이 원하는 국내외 우수 인재를 더 쉽게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우면 R&D센터를 완공하고, 2015년께 서울 성수동에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고 양재동 사옥을 연구시설로 활용한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획이 이뤄지면 양재·우면동 일대는 세계적 R&D클러스터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초구에는 이미 LG전자 서초R&D캠퍼스(양재동)와 KT 연구개발센터(우면동)가 들어서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