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방어 태세를 취하던 삼성전자가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소송에서 우드워드 양 하버드대 공학 및 응용과학과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해 애플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는 460특허, 893특허, 711특허 등 세 가지다. 460특허는 텍스트만 있는 이메일 혹은 사진이 첨부된 이메일을 전송하거나 갤러리 모드에서 다른 사진들을 빠르게 스크롤링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특허권이다. 양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메일을 통해 메시지와 사진을 동시에 전송하는 기술과 손으로 빠르게 사진을 넘기는 스크롤링 기능 등은 애플이 침해한 기술”이라며 “애플의 아이폰3G와 아이폰3GS, 아이팟터치 4세대, 아이패드2 등이 모두 특허를 침해한 제품”이라고 지목했다.

893특허는 사진 갤러리에서 사진을 넘기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기능으로 넘어간 뒤 다시 갤러리로 돌아오면 이전에 보던 사진을 띄워주는 ‘사진 북마크’ 기능에 대한 것이다. 양 교수는 휴대폰 사용자가 과일 사진을 찍은 뒤 사진 촬영 모드로 다시 돌아가는 영상을 배심원들에게 직접 보여준 뒤 “이 기술 발명 전에 여러분이 볼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첫 페이지에 있던) 오렌지 사진뿐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 교수는 또 “모바일 기기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술인 711특허도 애플이 침해한 삼성 특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삼성 측은 애덤 보그 서클12 최고경영자(CEO)를 증인으로 채택해 멀티터치 등 애플의 특허가 무효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삼성이 무효라고 주장한 애플의 기술은 ‘바운스백(화면을 맨 아래까지 내리면 다시 튕겨져 화면의 끝임을 알려주는 기술)’과 ‘핀치 투 줌(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축소하는 기술)’ 등이다. 보그 CEO는 자신이 애플보다 먼저 개발한 ‘다이아몬드 터치 테이블’이라는 터치 스크린 기기를 보여주며 애플의 ‘핀치 투 줌’ 특허가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운스백’과 유사한 ‘테이블클로스’라는 기술도 시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