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북한과 일본이 정부 간 대화에 나선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1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지무라 관방장관은 이번 접촉을 '북일 정부간 협의를 재개하기 위해 제반 현안을 폭넓게 다루는 예비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예비회담에서 의제를 정리한 뒤 본회담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또 예비회담 의제에 일본인 납치 문제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에선 스기야마 신스케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외무성 간부와 해외 유골 문제를 담당하는 후생노동성, 일본 적십자사 관계자 등이 북한과의 협의에 참여한다.

후지무라 장관은 북한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늘 제반 과제를 협의해서 해결한다는 일본의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 며 "북한 체제의 변경에 대해선 추측할 수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협의하는데 응하지 않아도 정부 간 협의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부터 예비협의를 할 것이다. 그 후의 일은 예단을 가지고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 대표는 이달 9,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유골 반환과 참배 문제에 대한 정부 간 협의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북일 대화에서 유골 문제 외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납북자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한 김정은 체제의 입장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정권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통해 정권 부양을 도모하고 독도 문제 등으로 외교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한국을 견제하는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일본과의 대화를 통해 식량 지원 등 경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