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이 첫 경선지인 제주(25일)와 울산(26일) 지역에서 기선잡기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지율에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손 후보와 김 후보 측은 이곳에서의 승리가 1위인 문 후보와의 양강 구도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곳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지난 8일부터 모집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 선거인단 규모가 14일 현재 17만여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만명 남짓의 저조한 실적이다.

첫 경선지인 제주·울산 지역은 이날 선거인단 등록이 마감됐다. 비록 각각 1~2% 정도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곳에서 전체 경선 판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 6월 당대표 경선에서도 김한길 최고위원이 첫 경선지인 울산에서 이해찬 대표를 꺾고 1위를 기록하면서 양강 구도를 만들어냈다. 특히 문 후보와의 결선 투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손 후보와 김 후보로선 이곳의 선전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손 후보 캠프는 제주도당위원장인 김우남 공동선대본부장과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낸 최영희 공동선대위원장이 각각 제주와 울산을 맡아 선거를 이끌고 있다. 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손 후보를 지지하는 전·현직 의원을 중심으로 제주와 울산에서 지지자를 많이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도 역시 제주 3선 현역의원인 김재윤 홍보미디어위원장과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이 이들 지역을 수시로 오가면서 세 불리기에 나섰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향후 경선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가려면 제주와 울산에서 반드시 1~2위를 해야 한다”며 “캠프가 선거인단 확보에 전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전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는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사실상 초반 승기를 잡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후보는 최근 “우리가 조직력 면에서 제주든 울산이든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솔직히 말해 (제주·울산 경선이) 전혀 낙관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