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안으로 ‘임금 9만5000원 인상’과 함께 ‘성과급 350%+900만원’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14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15차 본교섭에서 이 같은 안을 내놓았다. 회사의 이날 제시안은 지난해 임금협상 합의안인 ‘임금 9만3000원 인상’과 ‘성과급 300%+700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 제시안은 지난해 임금 합의안의 총액과 비교해 매우 부족하다”며 “성과에 맞는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회사 측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노조가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에 보상 차원에서 주식 35주가 주어졌지만 올해는 파업으로 인해 주식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며 “올해 임금을 지난해 무분규 때의 총액기준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도 주야간 4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13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주야간 2~4시간씩의 부분 파업과 특근, 잔업 거부 등에 들어가 3만9168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이로 인한 매출 차질은 8045억원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노조가 올해 초 조합원 분신 사태 및 노조 임원 폭행 사태와 관련해 잔업, 특근 거부에 들어간 것을 합하면 회사 측 매출 차질은 1조원을 넘어선다. 노조가 이처럼 회사 측에 엄청난 생산 손실을 입히면서도 작년 무분규 때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귀족노조의 전형이라는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밤샘 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 제안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내년 8월5일부터 주간조 8시간+야간조 9시간(8+9안)으로 시작한 후 단계적으로 주야간 각 8시간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제안한 반면, 노조는 “주야간 각 8시간(8+8안)으로 늦어도 내년 1월1일부터는 전면 시행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관련해서도 회사는 정년 퇴직이나 신규 수요 발생 시 사내하청 인력 우대와 처우 개선에 나설 것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이날 제시된 임금 인상안과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안 등 3대 핵심 안건을 놓고 최종 조율에 들어가 이번주 중 막판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