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가 태어난 곳은 미국 뉴올리언스지만 활짝 꽃피운 곳은 뉴욕이다. 뉴욕 재즈계 최고의 명소인 클럽 ‘재즈 스탠더드(Jazz Standard)’. 이 클럽 앞에는 요즘도 매주 월요일 밤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14명의 연주자가 차례로 등장해 강렬한 연주를 시작하면 관객들은 모두 어깨를 들썩이며 발을 구른다. 14명의 음악가는 전설적 재즈 아티스트인 찰스 밍거스의 음악적 유산을 계승한 ‘밍거스 빅 밴드’(사진)다.

뛰어난 하모니와 신나는 재즈 리듬, 애절한 선율을 동시에 선보일 14명의 ‘밍거스 빅 밴드’가 내달 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굿바이 포크파이 햇’ ‘지지 트레인’ ‘칠드런스 아우어 오브 드림’ ‘베터 겟 힛 인 유어 소울’ 등 밍거스의 명곡들을 들려준다.

찰스 밍거스(1922~1979)는 20세기 미국 현대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베이스 연주의 대가이자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고, 밴드 리더 겸 작곡가였다. 1940년대 루이 암스트롱, 키드 오리, 라이오넬 햄프턴 등과 연주 활동을 펼치며 뉴욕에 정착한 그는 찰리 파커, 마일스 데이비스, 버드 파웰 등과 협연, 1950년대 미국 재즈계를 평정했다. 1950년대 중반 음반사를 설립하고, 재즈 워크숍을 만들어 젊은 작곡가들이 음악을 발표하고 레코딩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100여장의 앨범과 300여곡을 남겼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1977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공연했다.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인도 갠지스 강에 뿌려지자 뉴욕시와 워싱턴 DC는 ‘찰스 밍거스 데이’를 제정했다.

현재 그를 기념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레퍼토리 밴드는 ‘밍거스 빅 밴드’ 등 세 팀이다. ‘밍거스 빅 밴드’는 투어 멤버를 고정하지 않고 총 50여명의 연주자 중 공연마다 다른 14명의 연주자(트럼펫 3명, 트롬본 3명, 색소폰 5명, 피아노·베이스·드럼 각 1명)가 연주한다. 지금까지 발표한 10장의 앨범 중 6장이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고, 최근 음반 ‘라이브 앳 재즈 스탠더드(Live at Jazz Standard)’로 2011년 그래미상 ‘베스트 라지 재즈 앙상블 앨범’상을 수상했다. 이번 투어에는 폴 포스터(알토 색소폰)와 알렉산더 시피아귄(트럼펫), 헬렌 성(피아노) 등 최정상의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4만~8만원. (02)2005-0114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