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윤동주 시인의 육필 원고와 유품들이 모교 연세대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윤동주 시인 가족 대표인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사진 오른쪽)는 13일 정갑영 연세대 총장(사진 왼쪽)을 찾아 윤동주의 육필 원고와 유고, 유품을 영구기증 의사를 전했다. 연세대는 윤동주가 대학시절 생활한 기숙사를 '윤동주 기념관' 으로 확대, 개편해 기증받은 유고와 유품 일체를 보존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이 결정된 육필 원고에는 자선시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포함한 129편의 시가 포함돼 있다. 특히 육필 원고 곳곳에 생생한 윤동주 시인의 퇴고 기록이 담겨 눈길을 끈다.

학교 측은 "시인의 항일 민족정신과 민족독립이 고스란히 담긴 원고의 학술적, 민족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고 설명했다. 이어 "육필 원고는 대학 시절 친구인 국문학자 고 정병욱 교수의 광양 집 마루 밑에 숨겨 보관했던 것" 이라며 "일제의 침탈에 대항해 민족적 자존을 지키고자 한 당시의 피나는 저항 노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료" 라고 말했다.

원고 외에 윤동주 시인의 손때가 묻은 각종 자료와 유품도 함께 기증된다.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 졸업앨범을 비롯해 1940~1950년대 처음 한국어로 발행된 윤동주 시집, 영어·불어·일어·중국어·체코어로 번역된 윤동주 번역시집 등이 연세대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윤동주 시인이 직접 소장했던 도서도 목록과 더불어 원본이 최초로 공개된다. 당시 윤동주의 시적 세계를 가늠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학교 측은 "유고·유품 기증을 계기로 윤동주 기념관을 설립해 전 국민에게 시대정신과 민족정신을 교육하는 역사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 이라며 "기증받은 자료들을 전면 공개하면 윤동주 시 연구를 넘어 인간 윤동주 자체를 조망하는 새로운 학술 연구도 가능해질 것" 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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