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개인투자자가 상장폐지를 하루 앞둔 금강제강의 지분을 대거 매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남궁득수씨는 금강제강 주식 140만2500주(지분 20.65%)를 신규 매입했다. 그가 금강제강의 지분을 사들인 시점은 지난 10일 정리매매 기간 중으로 1주당 평균 취득단가는 108원이다.

금강제강은 최근 예금부족으로 만기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날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 후 증시에서 퇴출될 예정이다.

금강제강의 최대주주인 임윤용 대표는 부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기 전인 지난달 30일 보유주식 104만2000주(15.34%)를 장내에서 매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임 대표의 아들인 임상문씨도 같은 날 19만3557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금강제강 최대주주로 올라선 낭궁 씨는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타진해 본 후 안될 경우 법정관리를 추진할 것"이라며 "임 대표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힌 만큼 사실을 먼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회사가 정상화될 것으로 믿어 소액주주의 권익을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남궁 씨는 "금강제강은 비전이 있는 회사이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때문에 부도처리 됐다"며 "전방 산업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 투자를 많이 했고, 아들 임상문씨가 경영하는 함양제강의 부도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희망을 갖고 정상화 작업을 통해 나설 것"이라며 "억울한 소액주주들이 동참할 경우 같이 움직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남궁 씨는 1972년생으로 모 해운회사(비상장)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상장폐지된 봉신의 지분 10.49%를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그는 "봉신 역시 금강제강과 마찬가지로 상폐 전 최대주주의 횡포가 있었다"며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주주와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봉신 주식을 사들였어도 수익내고 매도한 적은 없다"며 "금강제강 역시 상장폐지가 되도 장외에서 주식을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13분 현재 금강제강은 개인 투자자 지분 매입을 호재로 22.68% 급등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